뉴질랜드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온천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북섬에는 지열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 많아, 천연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자연 속에 몸을 담그고, 따뜻한 온기에 긴장을 내려놓는 경험은 단순한 휴식 그 이상이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섬에 위치한 뉴질랜드의 대표 온천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코로만델 반도의 숨은 장소, 더 로스트 스프링 체험기
코로만델 반도는 북섬 북부에 위치한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이곳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과 숲길로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더 로스트 스프링(The Lost Spring)'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현재 이곳은 고요한 열대 정원 안에 조성된 프라이빗 리조트 형태로 운영되며, 단순한 휴식을 넘어 진정한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곳이다. 이곳은 와이히아(Whaia) 도심에 자리한 천연 온천 시설이다. 이곳은 20세기 초에 발견되었지만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2000년대 중반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하 667미터에서 끌어올린 천연 온천수는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평균 수온은 36도에서 41도 사이이며, 계절에 따라 조절되어 사계절 내내 적당한 온도로 즐길 수 있다. 나는 타우랑가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며, 고속도로와 해안 도로가 이어져 있어 드라이브 자체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더 로스트 스프링 입구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리조트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내부는 인공 구조물이지만 자연 친화적으로 꾸며져 있다. 실제로 들어서면 열대 식물과 폭포, 바위 등이 어우러진 정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러 개의 풀로 구성되어 있으며, 곳곳에 와인을 즐길 수 있는 bar와 쉼터가 있다. 나는 스파 바에서 화이트와인 한 잔을 주문해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마셔보았다. 김이 피어오르는 물 위로 비치는 야자수 그림자와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매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 로스트 스프링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조용한 환경이다. 어린이의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온전한 휴식을 원하는 성인에게 매우 적합하다. 이곳에서는 스파 마사지 패키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나는 '스프링 데이 패키지'를 선택해 목욕 후 전신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사는 여행 중 뭉친 어깨와 다리 근육을 중심으로 집중 케어를 해주었고, 마사지가 끝난 후에는 테라스에서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이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직원들의 응대도 친절했다. 또한 특별했던 경험 중 하나는 야간 온천이었다. 해가 지고 난 뒤 불이 은은하게 켜지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나는 비가 살짝 내리는 저녁 시간에 온천에 들어갔는데, 빗방울이 물 위에 떨어지며 퍼지는 소리와 김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빗속에서의 경험은 처음이었고, 그 순간만큼은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곳의 입장 요금은 2025년 기준 약 60NZD 내외이며, 마사지 포함 패키지는 120~200NZD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특히 성수기에는 조기 마감이 많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정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현장 결제도 가능하지만 원하는 시간대를 보장받기 어렵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이곳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나는 숙소에서 제공하는 셔틀 서비스를 미리 예약해 이동했다. 운전이 부담스러운 여행자라면 이 방법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셔틀 기사님은 도중에 코로만델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 현지인의 시선으로 듣는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마사지를 받은 후에는 근처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특히 크림 홍합 스튜가 허기진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었고, 전반적인 식사 퀄리티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더 로스트 스프링 주변에는 해변, 산책로, 와이너리 등이 함께 있어 하루 일정을 계획하기에도 좋다. 정리하자면, 이곳은 북섬에서도 흔하지 않은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온천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소규모이지만 잘 관리된 시설과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 덕분에 하루 종일 머물러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뉴질랜드 여행에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진짜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곳은 꼭 방문해 볼 만하다.
2. 북섬에 위치한 뉴질랜드 대표 와이키테 밸리 온천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면, 로토루아 남서쪽에 있는 '와이키테 밸리(Waikite Valley Thermal Pools)'를 추천한다.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지열수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야외 온천으로, 2025년 현재도 자연의 모습을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다. 과도하게 상업화되지 않아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와이키테 밸리는 1970년대 후반에 조성되었으며, 열수의 원천은 '테 마라로아(Te Manaroa)'라는 이름의 스프링이다. 하루 약 40만 리터의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며, 이 물은 화학 처리 없이 풀로 흘러 들어간다. 수온은 평균 35도에서 40도 사이로 유지되며, 물속에는 피부 진정과 보습에 좋은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다. 나는 로토루아 시내에서 렌터카로 이곳을 방문했다. 주차장은 입구 바로 앞에 있고, 리셉션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2025년 기준 성인 입장료는 약 32NZD이다. 내부에는 크고 작은 풀이 여섯 개가 마련되어 있으며, 온도나 깊이가 달라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중 '락 풀(Rock Pool)'은 숲과 계곡이 보이는 전망이 좋아 가장 인기 있다. 나는 오전 10시에 도착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거의 전용 풀장처럼 이용할 수 있었다. 조용한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경험은 말 그대로 힐링 그 자체였다. 또 하나 추천할 만한 활동은 에코 트레일이다. 내부에는 '테 마라로아'까지 이어지는 짧은 산책로가 있다. 왕복 약 20분 코스로, 가벼운 걷기 운동으로 좋다. 길에는 설명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지열 구조와 물의 순환 과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목욕을 마친 뒤 이 트레일을 따라 걸었고, 계곡 너머로 보이는 물줄기를 직접 보고 나니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와이키테 밸리에는 캠핑장도 함께 운영된다. 캠퍼밴 전용 사이트와 텐트 사이트가 있으며, 샤워실, 주방, 전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만약 이곳에서 캠핑을 할 계획이라면 내가 작성한 뉴질랜드 자유여행 필수 앱 글을 참고하면 좋다. 나는 캠퍼밴을 렌트해 하룻밤을 이곳에서 보냈다. 투숙객은 온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았다.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었고, 아침엔 안개 낀 계곡 풍경이 매우 인상 깊었다. 조용한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니 몸도 마음도 가볍게 느껴졌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상업적인 요소가 적다는 점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정신적인 휴식에도 도움이 된다. 단점이라면 식음료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작은 카페가 운영 중이긴 하지만 메뉴가 단순하고 운영 시간도 짧은 편이다. 나는 출발 전 간단한 간식과 생수를 준비해 갔고, 목욕 후에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은 예약 없이도 방문 가능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은 사람이 많으므로 오전 시간대 이용을 추천한다. 특히 일출 직후나 해 질 무렵은 조용하면서 빛이 아름다워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영복 착용은 필수이며, 수건은 현장에서 대여할 수 있으나 개인 준비가 더 편리하다. 탈의실과 샤워실도 잘 정비되어 있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와이키테 밸리는 뉴질랜드 북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광형 온천과는 확연히 다르다. 로컬 감성 가득한 자연 친화적 공간에서, 여행 중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곳이다. 여행 중 하루쯤은 계획을 비워두고 이곳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며 힐링하는 것을 추천한다.
3. 타우포 호수와 주변 휴식 포인트
타우포 호수는 북섬 중심부에 위치해있으며, 남태평양에서 가장 큰 담수호이다. 약 2,000년 전 거대한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칼데라 지형이며, 현재는 로컬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자연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2025년 기준으로도 이곳은 여전히 청정한 수질과 탁 트인 풍경으로 여행자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타우포는 로토루아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이며, 국도 5번을 따라 내려가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나는 이곳을 총 세 차례 방문했는데, 첫 번째는 로토루아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 두 번째는 웰링턴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마지막은 오클랜드에서 캠퍼밴 여행 중 이틀을 묵으며 둘러보았다. 각각의 방식마다 느끼는 분위기가 달랐고, 그에 따라 추천할 수 있는 코스도 달라졌다. 타우포 호수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것은 호숫가 산책이다. 주변에는 '그레이트 레이크 워크웨이(Great Lake Walkway)'라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길은 평탄하고 경치가 아름다워 걷기에 좋다. 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타우포 건너편으로 마운트 통가리로와 루아페후 같은 설산이 보이며, 물 위에 반사되는 하늘이 절경을 만든다. 나는 매번 아침에 이 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했는데, 고요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었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활동은 '마오리 암각화(Maori Rock Carvings)'를 보는 크루즈 투어이다. 이 조각은 1970년대에 마오리 예술가인 '나바레 스콧'이 바위에 새긴 작품으로, 오직 배를 타야만 감상할 수 있다. 유람선에서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따뜻한 음료도 즐길 수 있다. 나는 크루즈를 타고 암각화 가까이 다가가 그 규모와 섬세함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웅장하다. 또한 이곳에는 온천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와이라케이 테라스(Wairakei Terraces)'가 있는데, 자연지형을 따라 계단식으로 형성된 야외 온천이다. 각각의 풀은 온도가 다르고, 피부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나는 해 질 무렵 방문했는데,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물, 조용한 음악이 어우러져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리는 느낌이었다. 마사지 프로그램도 예약할 수 있어서 좀 더 깊은 휴식을 원할 경우 추천할 만하다. 호수를 따라 조금만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후카 폭포(Huka Falls)'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와이카토 강이 좁은 협곡을 지나며 쏟아지는 곳으로, 초당 22만 리터의 물이 흘러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폭포의 물색은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르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물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체감된다. 나는 두 차례 자전거를 타고 폭포까지 갔는데, 코스는 완만하고 주변 풍경이 좋아서 이동하는 동안에도 지루함이 없었다. 또 하나의 숨은 명소는 '스파 파크(Spa Thermal Park)'이다. 이곳은 와이카토 강과 자연 온천수가 합류하는 지점으로, 무료로 이용 가능한 야외 온천이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자연스럽게 따뜻한 물줄기가 흘러들어와 강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매트를 깔고 도시락을 먹으며 오후 시간을 보냈고, 물가에 발을 담그며 독서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명소를 넘어 도시적인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 중심부에는 다양한 숙소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슈퍼마켓이 밀집해 있어 여행자에게 편리하다. 나는 세 번의 방문 중 각각 다른 숙소를 이용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호수 전망이 펼쳐지는 B&B였다. 창밖으로 물안개가 걷히며 해가 떠오르는 아침 풍경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타우포는 하루만 둘러보기엔 아쉬운 장소이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2박 이상 일정으로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이 좋다. 내가 이곳을 찾을 때마다 느낀 공통점은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조용히 머물고 싶은 사람,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이곳은 완벽한 쉼표가 되어줄 수 있다. 정리하자면, 타우포 호수는 북섬 여행 중 꼭 방문해야 할 힐링 명소이다. 호숫가 산책로, 예술적인 마오리 조각, 온천 체험, 폭포 관광, 강가에서의 여유로운 시간까지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다. 뉴질랜드 특유의 자연과 여유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며, 한 번 방문하면 반드시 다시 찾고 싶어지는 장소이다.
뉴질랜드 북섬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온천 명소가 풍부하다. 코로만델 반도의 더 로스트 스프링, 와이키테 밸리의 자연 속 스파, 타우포 호수 주변의 조용한 힐링 공간은 각각의 매력과 분위기가 뚜렷하다. 북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바쁜 일정 속에서 하루 정도는 따뜻한 온천에 몸을 맡기고 여유롭게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해 보길 추천한다. 진짜 힐링은 여행의 목적지가 아니라, 그곳에서 잠시 멈춰 서는 순간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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