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쿠바를 처음 방문했을 때 그 나라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었었다. 도시의 혼잡함 속에 한적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곳이었다. 하지만 정치 이념이 다른 국가이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이 글에서는 쿠바 여행 전에 미리 알고 가면 좋을 정치 문화와 여행 필수 정보, 비자 발급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쿠바의 정치, 문화에 대해 이해하기
쿠바는 세계에 몇 안되는 공산주의 체제 유지 국가이다. 이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 형제가 사회주의 및 마르크스-레닌주의 정치 체제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쿠바의 정치, 문화 이야기에 빠지면 안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체 게바라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이지만, 피델 카르스트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일으켜 현 정권의 기초를 만든 사람이다. 도시 곳곳에 그의 흔적이 있고, 여전히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이 나라는 현재 단일 정당 체제로 쿠바 공산당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한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는 물론이고 경제, 의료, 교육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통제한다. 길거리 노점상도 공무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산과 분배에 대한 공동 소유가 원칙인 나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 등 일정 분야에 국한되어 민간 기업이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제재를 풀어줬으나, 이 또한 중앙 정부의 강력한 통제 아래에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치안이 좋은 편이다. 여행 시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는데, 쿠바 내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군사 보안지역을 찾아가는 것은 삼가야 한다. 몇 가지 부분만 조심한다면, 여행하기 어려운 나라는 아니다. 나는 2020년 2월에 여행했는데, 온 마을 사람들이 서로 가족같이 지내는 것을 보며, 요즘 현대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따뜻함을 느꼈었다. 모든 집은 문을 열어놓고 지내고, 낯선 외국인에 대해서도 적대적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정치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방문한다면, 여행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쿠바에 간다면 꼭 알아야 할 필수 정보
중미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쿠바는 카리브 해에 위치한 섬나라이며, 수도는 아바나이다. 몇 해 전, 미국 팝가수 카밀라 카베요가 부른 Havana가 바로 이곳이다. 중미에 위치해 있지만, 백인의 비율이 65%로 높은 편이며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외국인에 대해 이중 화폐 제도를 운용했었다. 하지만 2021년 1월 1일부터 이러한 이중 화폐 제도가 폐지되었고, 쿠바 페소인 CUP으로 통일되었다. 현재 공식 환율은 1달러=120페소지만, 대부분 거리에 있는 사설 환전소를 이용하는 편이다. 공식 환율 대비 최대 2배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환율을 잘 비교해보고 조금씩 환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지에서는 아직도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전은 필수이다. 여행 중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여권 분실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현지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재발급 받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이곳엔 한국 대사관이 없다. 만약 분실했다면 주 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구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곳은 모든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과의 관계로 인해 수입에도 지장이 생기면서, 물이나 생필품, 식음료가 비싸고 구입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가게마다 보안 요원이 있고 줄을 서서 한 사람씩 입장하는 시스템이다. 관광객이 많은 아바나는 특히나 물도 구하기 어려워서 가게 몇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구입했던 적도 있다. 코로나 이후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져서 생필품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비자 발급 방법 및 입국 시 주의 사항
한국 여권으로 쿠바를 여행하기 위해서 관광 비자를 필수로 발급받아야 한다. 현지 공항에 도착해서 발급받을 수도 있지만, 일부 항공사에서는 탑승 전에 비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탑승을 거부당할 수 있다. 또한 현지 도착 시간에 따라 비자 발급 창구가 운영을 안 할 수도 있으니 미리 한국에서 발급받는 것이 좋다. 종이로 된 관광 비자는 2024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하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쿠바 정부에서 발급하는 E-VISA로 변경된다. 기존의 종이로 된 비자는 분실 위험이 있어 불안했고,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입국 시, 대사관이나 현지 여행사를 직접 찾아가서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나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비자를 취급하는 여행사를 찾아가서 발급받았었다. 따라서 E-VISA로 변경되면 이러한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입국일 기준으로 90일 이내로 체류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대사관이나 외교부에 문의하면 된다. 만약 추후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쿠바 여행은 숙고해야 한다. 미국 비행기를 탑승한다면 E-VISA 또한 한국 여행사를 통해 구입할 수 없고, 미국 내 쿠바 E-VISA 사이트에서 따로 신청해야 한다. 2021년 1월 이후 이 나라를 방문한 이력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쿠바 복수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미국 전자여행 허가 제도(ESTA)가 거절된다. 미국 관광 상용비자인 B1B2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미국 입국 시 제약이 많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몇 해 전에는 쿠바 내에서 유심을 사용할 수 없어서, 아바나 중심지에 있는 호텔 안에서 판매하는 인터넷 카드를 구입했었다. 인터넷 카드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특정 장소에서 인터넷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마저도 연결이 잘 안돼서,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쿠바에 가면 연락 두절이 된다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요즘은 여행하기 편해졌다고 말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위 내용을 숙지하여 철저하게 여행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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