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포르투-노란버스와-역사적인 건축물

 해외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현지인의 삶을 살아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이자 로망이다. 나 역시 대표 관광지만 둘러보고 떠나는 여행보다는, 그곳에 오래 머무르며 잠시나마 그 도시 속에 녹아드는 경험을 선호한다. 나는 여행을 가면 최소 한 도시에서 2주 이상 머무는 편이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한 달 살기를 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조건과 내가 포르투갈 포르투를 선택한 이유, 사용한 경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유럽 한 달 살기를 위해 고려해야 할 조건들

 유럽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 봐야 하는 부분은 치안이다.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국가별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사건, 사고에 대해 공지해 주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다. 일반적으로 유럽은 치안이 좋은 편이지만,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비자가 필요하다면, 최소 한 달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한다. 가능하면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달 동안 해외에 체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만약 예산이 한정적이라면, 그 지역의 생활 물가도 중요한 요소이다. 비자, 치안, 생활 물가에 대해 알아봤다면, 그다음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나라와 도시를 선택해야 한다. 한 달 살기는 여행자와 현지인의 삶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를 텐데, 한국의 서울과 같이 화려한 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스위스 그린델발트와 같이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라와 도시를 선택하면 된다. 내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인터넷 환경이다. 한국은 작은 도시, 심지어 산속에서도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 대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유럽 소도시에 간다면, 인터넷이 잘되지 않아 애를 먹는 일이 많다. 한 달 동안 머무르기 위해서는 그 도시의 인터넷 환경도 확인해야 한다. 그 외 날씨, 음식, 문화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면 좋다. 나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준들을 통과한 곳이 포르투갈의 포르투였다.

2. 내가 포르투갈 포르투를 추천하는 이유

 포르투갈은 유럽의 가장 남서쪽에 위치한 나라로, 한국 여권으로 90일 동안 비자 없이 체류가 가능하다. 지리적으로 이베리아반도 끝에 위치하여, 유럽 여행지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곳이었지만, 요즘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독자적인 문화, 아름다운 도시 분위기, 많은 볼거리로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한 달 살기를 위한 조건들을 충족하면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도시, 동시에 볼거리가 풍부하고 오래 머물러도 지겹지 않은 도시가 바로 포르투갈 포르투이다. 이곳은 유명한 포트와인의 산지이기도 하다. 수도인 리스본에서 기차로 3시간 정도 걸리며, 부엘링 항공, 라이언에어와 같은 저가항공에서도 1일 2편 이상 운행하고 있다. 이곳은 모든 관광지가 도보로 이동 가능할 정도로 작은 편이다. 한 달 살기를 하게 되면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여행자보다는 현지인처럼 여유롭게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 가장 중심지는 Liberdade 광장이다. 이곳을 시작으로 상 벤투 역, 히베리아 광장, 플로렌스 거리, 포르투 대성당까지 천천히 걸어보자.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지만, 트렌디한 숍과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이곳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여행을 가면 어느 나라에나 있는 패스트푸드점은 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곳에 간다면 맥도날드를 방문해야 한다. Liberdade 광장에 위치한 이곳은 임페리얼 맥도날드라고 불린다. 패스트푸드 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현재 포르투 대표 명소로 유명한 곳이니,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더라고 꼭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 빌라 노바 데 가이아에서 유명한 와인 판매점 투어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테일러스, 산 데만 같은 유명한 와인 판매점에서 시음을 해볼 수 있고,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3. 한 달 동안 사용한 경비 공유

 포르투는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전에는 30% 이상 저렴한 수준이었으나 그 이후에 물가가 많이 올랐다. 나는 항공권을 제외하고 2인 기준 320만 원을 경비로 사용했다. 숙소는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호스트에게 메세지를 보내 장기 숙박에 대해 10% 할인을 받아 한 달 약 130만 원에 예약했다. 침실이 1개 있는 주택 전체를 대여했고, 주방 시설이 완비된 곳을 선택했다. 한 달 살기를 하고자 하면, 직접 요리해 먹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꼭 주방 시설이 잘 갖추어진 숙소를 선택해야 한다. 식비는 약 110만 원 정도 사용했다. 대부분 마켓에서 장을 봐서 직접 해먹었고, 외식 10회, 카페 및 간식 구입 12회가 포함된 금액이다. 참고로 꼭 먹어봐야 하는 염장된 대구 요리 바칼라우는 12~20유로이며, 전통 수프인 칼도 베르데는 5~10유로이다. 커피와 디저트는 한국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한국에서 에그타르트로 알려진 파스텔 드 나타는 개당 1~2유로이다. 5유로 이내로 달콤하고 특별한 디저트와 향이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그 외 교통비, 입장료, 와이너리 투어비로 약 80만 원을 사용했다. 포르투는 주요 관광지 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여 필요한 경우 충전식 교통카드인 안단테 카드에 충전을 해서 사용했다. 버스비는 1회 1.4유로이다. 인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여행지인 만큼, 이곳엔 다양한 투어 상품이 있다. 에그타르트 만들기 체험, 역사 투어 등 원하는 투어를 선택하면 되고, 나는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확실히 내가 포르투갈을 처음 방문했던 2019년에 비해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을 체감했다. 경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자신의 예산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포르투에서의 경험은 굉장히 특별했다. 노을이 질 무렵, 도우로 강 너머 모루공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만약 유럽 한 달 살기를 계획했다면, 포르투갈의 포르투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