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브리즈번-론파인-코알라-보호구역에서-나무에-매달려있는-코알라-두마리

 호주 여행을 준비할 때 많은 이들이 시드니나 멜버른을 우선적으로 떠올리지만, 브리즈번은 그에 못지않은 매력을 지닌 도시이다. 퀸즐랜드 주의 주도인 브리즈번은 연중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도시 환경, 다양한 자연 체험이 가능해서 여행자에게 여유로운 감성과 활동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이 글에서는 브리즈번에서 꼭 가봐야 할 사우스뱅크 파크랜드,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모어튼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브리즈번 도심 속의 사우스뱅크 파크랜드 산책

 브리즈번 도심을 흐르는 브리즈번강 남쪽에는 '사우스뱅크 파크랜드(South Bank Parklands)'라는 넓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 이곳은 도시의 대표적인 휴식처이자 관광 명소로,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장소이다. 원래는 1988년 세계박람회를 위해 조성된 부지였으며, 그 후 도시 재개발을 통해 시민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공원뿐만 아니라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 브리즈번 현대미술관(GOMA), 퀸즐랜드 공연예술센터(QPAC) 같은 주요 문화 시설과도 연결돼 있어 이 도시의 문화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다. 사우스뱅크 파크랜드는 접근성도 뛰어나다. 브리즈번 중심부에서 도보로 약 10~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도시를 여행한다면 꼭 방문하게 되는 필수 명소이기도 하다. '시티캣(CityCat)'이라 불리는 수상버스를 이용하면 색다른 방법으로 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나 역시 한 번은 시티캣을 타고 강을 따라 이동했는데, 수상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중교통으로는 사우스 브리즈번(South Brisbane) 역이나 사우스뱅크(South Bank) 역을 이용하면 공원 입구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전체 공원은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여행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우스뱅크 파크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시설은 인공 해변인 '스트리트 비치(Streets Beach)'이다. 도심 안에 백사장과 수영장이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가장 좋은 점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얕은 수영장과 어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깊은 수영장이 구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나는 여행 첫날 무더운 오후에 이곳을 찾았다. 그늘 벤치에 앉아 얼음이 가득 든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수영장을 바라봤는데, 마치 도심 속 리조트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 수 있었다. 공원 안에는 아름다운 산책로도 많다. 인공 수로를 따라 이어진 산책길과 푸른 정원,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예술 작품들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퍼걸러(Pergola)라는 나무 터널 구조물 위로 부겐빌레아 꽃이 피어 있어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나는 이 길을 아침과 저녁, 두 번 걸어봤다. 아침에는 햇살이 부드럽고 사람도 적어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었고, 저녁에는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이 터널 위로 퍼지며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대에는 현지인들도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이곳을 걸으며 여행객이 아닌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우스뱅크 파크랜드의 또 다른 명물은 '브리즈번 관람차(Wheel of Brisbane)'이다. 높이는 약 60미터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강과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이다. 나는 해 질 무렵 이 관람차를 탔다. 도시 곳곳에 조명이 켜지고, 붉게 물든 하늘이 브리즈번강 위에 비치는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탑승 시간은 약 12~15분 정도로, 냉방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여름철에도 쾌적하다. 탑승을 마친 뒤에는 인근 레스토랑에서 로컬 맥주 한 잔과 함께 저녁을 즐겼는데, 도시의 활기와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도 있다. 푸드트럭과 노천카페, 로컬 식당들이 공원 주변에 모여 있어 간단한 간식부터 근사한 식사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나는 아침에 '그릭 터번'이라는 푸드트럭에서 수제 샌드위치를 먹은 적이 있다. 따뜻한 피타 브레드에 양고기와 토마토, 치즈가 어우러진 그 맛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주말에는 마켓도 열려서 수공예품이나 로컬 간식을 구입하기 좋다. 기념품을 찾는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이곳은 단순히 공원이나 산책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연과 도심이 만나는 이곳은 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며, 여행자에게는 현지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걷고, 쉬고, 먹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도시를 찾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임이 분명하다.

2.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호주 브리즈번 외곽에는 코알라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이다. 1927년에 설립된 이곳은 세계 최초의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호소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구역에는 약 130마리 이상의 코알라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캥거루, 웜뱃, 딩고, 타즈매니아 데블, 에뮤 등 호주의 대표 야생동물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론파인은 단순한 동물원이 아니라, 호주 고유 동물의 보호와 연구를 위한 생태 공간이다. 브리즈번에서 약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통해 30~4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 있는 방법은 브리즈번강을 따라 운항하는 크루즈(Mirimar Cruise)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우스뱅크 선착장에서 출발해 약 1시간 15분 동안 강을 따라 이동하며, 도착하는 동안 자연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나도 실제로 이 크루즈를 타고 론파인에 갔는데, 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던 그 여유로운 이동 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보호구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코알라 구역이다. 나무 위에서 잠을 자거나 유칼립투스 잎을 천천히 씹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 속 장면을 보는 듯하다. 이곳의 특징은 동물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해서 관리한다는 점이다. 연령대별로 각각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오전 중에 방문하면 보다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코알라 안아보기 체험(Koala Hold Experience)이다. 호주에서도 일부 주에서는 야생동물을 안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나, 퀸즐랜드 주는 허용되고 있어 론파인에서 이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 보호구역은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허용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코알라도 하루 최대 30분까지만 교대로 체험에 참여한다. 나는 아침 일찍 도착해 체험 티켓을 예약했고, 잠시 후 보호사의 안내에 따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생각보다 묵직했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이 체험은 몇 초에 불과했지만, 그 순간은 호주 여행 전체를 대표할 만큼 특별했다. 보호구역 내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캥거루 사파리 구역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넓은 초지에 약 100마리 이상의 캥거루가 자유롭게 다니며, 관람객이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 입구에서 판매하는 사료를 손에 들고 기다리면 동물들이 천천히 다가와 조심스럽게 먹이를 먹는다. 나는 이곳에서 무릎 위에 앞발을 올리고 먹이를 받아 가는 캥거루와 특별한 교감을 나눴다. 다른 동물들은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고, 일부는 서로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성격이 모두 달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론파인에서는 교육적인 콘텐츠도 풍부하다. 하루에 여러 번 진행되는 '라이브 토크(Live Talks)'에서는 사육사가 각 야생동물에 대해 설명해 준다. 타즈매니아 데블, 딩고, 웜뱃 등의 설명은 흥미로웠고, 맹금류 비행 쇼(Bird of Prey Show)도 관람할 만하다. 나는 맹금류 쇼를 본 날, 훈련된 독수리가 내 머리 위를 가르며 날아가는 모습을 경험했다. 그 장면은 매우 박진감 넘쳤고, 동물과 인간이 서로 신뢰하며 훈련된 결과라는 점에서 감동적이었다. 시설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와 카페, 기념품 숍도 마련되어 있다. 보호구역을 둘러본 뒤, 나는 내부 카페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창밖으로 나무 위에서 졸고 있는 코알라의 모습은 무척 평화로웠다. 마지막으로 들른 기념품 숍에서는 작은 인형을 구입했는데, 지금도 내 방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 여행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호주의 자연과 동물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철저한 관리와 동물 복지 기준이 인상적이며,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브리즈번을 여행 중이라면 단 하루 만이라도 이곳에 시간을 투자해 보기를 권한다.

3. 모어튼섬 모래썰매 체험

 호주 브리즈번 근교에는 다양한 자연 명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모어튼섬(Moreton Island)은 독특한 자연 체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섬이다. 특히 이곳에서만 가능한 모래썰매 체험(Sand Tobogganing)은 브리즈번 여행자 사이에서 강력히 추천되는 활동 중 하나이다. 나도 이 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았고, 그날 하루는 평생 잊기 어려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모어튼섬은 퀸즐랜드주 동쪽에 위치한 섬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모래 섬이다. 섬의 98% 이상이 국립공원(Moreton Island National Park)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일반 차량은 출입이 불가능하고 4륜 구동(4WD) 차량만 진입할 수 있을 만큼 자연 보호가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상업 개발이 거의 되지 않아 호주 본연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고, 섬 전체에 전기나 상수도 공급도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등 생태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브리즈번에서 모어튼 아일랜드로 가려면 페리를 이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탕갈루마 아일랜드 리조트(Tangalooma Island Resort)에서 운영하는 전용 페리를 이용하거나, 당일 투어 상품을 통해 배를 타고 섬을 방문한다. 나는 아침 7시에 브리즈번 항구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탔는데, 약 75분 동안 맑은 바다 위를 달리며 이동하는 시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여행이었다. 페리에는 간단한 카페와 휴식 공간이 있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느낀 첫인상은 바다의 맑은 색과 모래의 부드러움이었다. 물빛은 옥색에 가까웠고, 해변의 모래는 발이 푹신하게 들어갈 정도로 고왔다.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모어튼 데이 어드벤처(Moreton Day Adventure)'라는 액티비티 중심의 투어였다. 모래썰매, 스노클링, 난파선 탐험, 사막 드라이브까지 포함된 구성으로 하루가 꽉 찬 일정이었다. 모래썰매 체험은 섬 안쪽에 있는 사막 지대인 'The Desert'에서 진행된다. 차량을 타고 사구 지역까지 이동한 후, 체험 장비를 받고 언덕 위로 직접 걸어 올라가야 한다. 사구는 생각보다 경사가 가파르고 모래가 깊어 오르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탁 트인 사막과 멀리 보이는 해안선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림 같은 장면이었다. 체험은 목재 썰매 위에 엎드린 자세로 시작된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고글을 착용하고 자세를 잡으면, 신호와 함께 몸을 밀어 출발하게 된다. 나는 처음에 속도가 얼마나 날지 몰라 긴장했지만, 막상 출발하자마자 모래 위를 미끄러지는 느낌이 생각보다 빠르고 짜릿했다. 체감 속도는 시속 50km 가까이 되며, 모래와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서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첫 탑승은 무서웠지만 두 번째, 세 번째는 더 높이 올라 더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었고, 그 감각은 도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이곳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탕갈루마 난파선(Tangalooma Wrecks) 근처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반드시 해봐야 할 체험이다. 해안 가까이에 15척의 선박이 일부러 침몰된 상태로 정렬되어 있는데, 이 주변에는 다양한 산호와 열대어가 서식하고 있다. 나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갔고, 물고기들이 바로 눈앞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신비한 기분이 들었다. 맑은 바닷속에 몸을 맡기고 유유히 떠다니며 바라본 난파선의 모습은 다른 어떤 체험보다 인상 깊었다. 오후에는 등대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까지는 짧은 트래킹 코스를 따라 20~3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맞춰 올라가면 훨씬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나는 해가 지기 직전 등대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바라본 바다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강한 바람과 함께 고요한 바다가 어우러진 장면은 마음 깊은 곳까지 여운을 남겼다. 그 순간은 번잡한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모어튼섬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호주의 자연과 모험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진짜 여행지이다. 특히 모래썰매는 처음 해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고, 즐기는 순간마다 전혀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짧은 하루 일정이었지만, 나에게 모래썰매는 가장 강렬하고 인상 깊은 체험으로 남았다. 브리즈번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하루를 투자해 모어튼섬을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맑은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사막, 신나는 액티비티가 모두 있는 이 섬은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브리즈번은 호주의 대표 도시 중 하나로서, 자연과 도시, 여유와 모험이 공존하는 여행지이다. 짧은 일정 안에서도 다양한 테마의 여행이 가능하며, 감동적인 순간들을 여럿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호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브리즈번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여행지이다. 도심의 편리함과 자연의 감동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