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는 영국 연방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후, 그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왔다. 수도인 더블린은 문화, 예술, 역사의 중심지로,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도시이다. 따라서 아일랜드 더블린의 역사적인 명소, 특별한 문화, 무료 미술관 및 박물관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아일랜드 더블린의 역사적인 명소
아일랜드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을 받아 왔으며, 16세기 중엽부터 잉글랜드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았다. 지속적인 내전과 대기근 등으로 잉글랜드에 대한 적개심이 계속 증가했고, 독립을 원하는 열망은 커져갔다. 1916년 이후 약 6년간 지속된 독립운동을 통해, 1922년에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따라서 수도인 더블린에 방문한다면, 역사적인 명소들은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코넬 거리는 더블린을 대표하는 중심 거리이다. 거리 입구에는 가톨릭 해방과 아일랜드 자치에 이바지한 다니엘 오코넬 동상이 있다. 그리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인물들의 동상들이 거리 중심부에 줄지어 있다. 이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늘을 찌르듯이 뾰족하고 긴 첨탑이다. 이 첨탑은 처음으로 잉글랜드의 GDP를 추월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더블린 성은 이 나라의 정치적 중심지이다. 독립 전까지는 식민 지배의 본거지로써, 영국 총독의 관저로 사용되었으며, 그 외 감옥, 재판소로도 운영되었다. 이후엔 정부의 주요 기관들이 이곳으로 이전하여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현재는 대통령의 취임식이나 국제 행사를 여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엔, 더블린 성처럼 식민 지배의 본거지로 사용되었던 건물인 조선총독부를 정부에서 폭파하여 없애버렸다. 그 당시 많은 국민들은 끔찍했던 역사의 산물을 폭파함으로써 통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픈 역사 또한 우리가 평생 기억해야 할 역사의 일부분인데, 그 당시의 기록들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1592년에 설립된 트리니티 칼리지는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이 나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을 배출한 학교이다. 이 학교는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지어졌는데, 원래의 취지는 아일랜드의 국교 가톨릭을 배척하고 영국 신교를 전파하기 위해 지어졌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켈즈 복음서와 도서관 때문이다. 켈즈 복음서는 9세기 초에 스코틀랜드 수도승들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만든 성서의 필사본이다. 다양한 색채와 디자인, 켈트족만의 예술성이 담긴 삽화들이 그려져 있다. 글과 그림들이 화려하고 세밀하여,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켈즈 복음서 전시관 2층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롱 룸이 있다. 2층 구조로 된 도서관은 65m 길 양옆으로 20만여 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있다.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킬메이넘 감옥은 18세기부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되고 처형되었던 장소이다. 죄가 없어도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되거나,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따라서 이 나라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1960년부터 박물관으로 개방되었는데, 내부는 개별적으로 볼 수 없고, 가이드 투어로만 관람할 수 있다. 참고로 박물관 내부에서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는 15분 간격으로 운영되며, 약 45분간 진행된다.
2. 기네스 맥주와 펍, 버스킹 등 특별한 문화
기네스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흑맥주 브랜드이다. 더블린에는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가 있다. 이곳에서는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브랜드 역사, 문화를 볼 수 있다. 전시장의 2층은 테이스팅 룸인데, 회사의 다양한 주류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체험관이다. 4층은 아카데미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기네스 맥주를 가장 맛있게 따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체험이 끝나면 컵과 수료증을 제공한다. 입장료는 방문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인 기준 20유로~32유로 정도이다. 기본 티켓에는 맥주 한 잔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쿠폰과 전시관을 둘러보는 투어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아이는 탄산음료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투어는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데, 한국어가 없어서 나는 영어로 진행하는 투어를 선택했다. 전시관의 7층은 '그래피티 바'라고 불리는 전망대이다.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더블린 시내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도 맥주 무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시원한 흑맥주의 맛은, 우리가 평소 마시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만약 평소에 술을 즐긴다면,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는 꼭 방문해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기네스가 유명한 나라인 만큼, 이곳에는 퍼블릭 하우스인 펍이 굉장히 많다. 펍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거나 토론을 하기도 하고,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엔 다 같이 경기를 응원하고 즐기는 공간이다. 수많은 펍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붉은 벽돌 건물의 템플 바이다. 유명세를 얻은 탓인지 더블린 곳곳에 템플 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펍이 밀집되어 있는 구역 전체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맛과 가격, 분위기 등이 모두 다르니, 취향에 맞는 곳을 선택해서 방문하면 된다. 여행을 할 때 현지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경험하고 싶다면, 술을 즐기지 않더라도 펍을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일랜드의 대표 문화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버스킹이다. 몇 년 전, 영화 '원스'가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버스킹을 하던 거리가 더블린의 그래프턴 거리이다. 총 길이가 500m가 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버스킹 거리로 불린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뮤지션들이 기타와 마이크 하나로 작은 공연을 펼친다. 주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들고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그 외 매년 3월 셋째 주 수요일부터 4일 동안 세인트 패트릭 데이 축제가 열린다. 패트릭 신부는 이 나라에 기독교를 전파한 신부이다. 그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이 축제는, 현지인,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하였다. 축제 시즌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전 세계인이 참가하는 화려한 퍼레이드를 볼 수 있다.
3. 무료로 관람 가능한 박물관, 미술관 정보
더블린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 물론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립 미술관에서는 르네상스 및 후기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비롯하여 아일랜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영국의 국립 미술관처럼 규모가 크진 않지만,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훨씬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아일랜드의 인상주의 화가인 월터 프레드릭 오스본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시골 마을의 풍경과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표현한다. 그 당시 사람들의 힘들었던 생활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만큼, 매우 섬세하고 자세하게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매년 특별 전시가 열리며,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 박물관은 고고학, 장식 예술과 역사, 자연사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고학 전시관은 건물 외부 모습이 로마의 판테온과 비슷하게 돔 형태로 되어 있다. 내부엔 선사 시대부터 중세 시대까지 다양한 유물과 고대 금속 세공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장식 예술과 역사 전시관은 같은 건물에 나란히 위치해있다. 장식 예술 전시관에서는 공예품, 가구, 의상 등 디자인의 발전 과정에 대해 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3층인데, 그곳에는 디자이너 겸 건축가였던 에일린 그레이의 작업실이 있다. 그녀의 유년 시절부터 디자이너 및 건축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까지의 일대기, 직접 디자인했던 가구 등을 볼 수 있다. 역사 박물관에는 아일랜드 독립의 전 과정에 대해 전시되어 있으며,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1만 점 이상의 동물 표본들을 볼 수 있다. 시립 휴 레인 미술관 또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곳은 유명한 아트 컬렉터인 휴 레인의 개인 소장품을 전시해놓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20세기 초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인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업실을 관람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풍자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나는 여행을 하며 이 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4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에 흥미를 느껴 더블린 작가 박물관을 방문했다. 기존에 일반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곳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소박하다. 이곳엔 아일랜드의 작가들과 문학이 발전하게 된 전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초판본, 예전 작가들이 사용했던 타자기 등의 물품도 함께 볼 수 있다. 명성에 비해 관리가 잘되지 않고 규모가 작았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아일랜드에는 더블린 외에도 꼭 가봐야 하는 명소들이 많다. 특히 남쪽 캐리 지역과 해안 도로로 유명한 딩글 반도, 서쪽 끝의 모허 절벽 등 대서양의 아름답고 광할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잉글랜드에 비해 덜 알려진 여행지이지만, 매력적인 곳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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