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바르샤바-쇼팽박물관에-전시된-쇼팽의-피아노

 음악은 역사와 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사람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음악가들이 태어나고 활발히 활동했던 곳은, 그들의 흔적을 따라 찾아온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따라서 음악을 사랑한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오스트리아 빈, 폴란드 바르샤바, 독일 라이프치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 빈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도시 중 하나이다. 클래식 음악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베토벤, 모차르트, 브람스, 슈베르트 등은 이곳에서 수많은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그들이 거주했던 집들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토벤의 집인 파스콸라티 하우스는, 그의 삶과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이다.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교향곡 5번 '운명'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 집에서 '엘리제를 위하여', 교향곡 4번 및 7번, 그의 작품 중 유일한 오페라 곡인 '피델리오'를 작곡하였다. 박물관에서는 그의 생애와 업적, 직접 자필로 쓴 악보, 그가 사용했던 악기와 용품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감상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참고로 베토벤의 집은 오래된 건물의 4층에 위치해 있는데, 4층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입장료는 어른 5유로, 학생은 4유로이다. 이와 비슷하게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모차르트 및 슈베르트 하우스도 고전 음악을 사랑한다면 꼭 가봐야 하는 명소이다. 특히 슈베르트 기념관은 그가 살았던 집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직접 쓴 악보, 사용했던 악기와 소지품들, 그의 활동 시기를 담은 모습의 그림 등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다. 그는 주로 성악곡과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박물관에 가면 그의 음악 세계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전 세계 극장 중 가장 유명한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은 1869년에 개관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를 입어 10년 넘는 복구 작업 후 1955년 재건되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의 오페라 공연을 비롯하여 발레,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극장의 전속 관현악단인 빈 필하모닉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오케스트라이다. 공연 일정은 국립 오페라 극장 홈페이지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꼭 미리 예매해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오페라 다프네를 관람했는데,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곳에서 감상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만약 빈을 방문한다면 오페라 공연은 꼭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하며, 방문 시 캐주얼한 복장이 아닌 격식 있고 단정한 복장을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공연을 볼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라면, 가이드 투어로 내부를 관람할 수도 있다.

2. 폴란드 바르샤바

 폴란드 바르샤바는 세계적인 고전 음악가인 프레데리크 쇼팽의 고향이다. 폴란드의 국제공항의 이름 또한 바르샤바 쇼팽 공항인 만큼, 그는 이 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평생 동안 고국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담아 수많은 곡을 작곡했는데, 그로 인해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바르샤바에 가면 그를 기리기 위한 여러 명소들이 있다. 그중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은 쇼팽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그의 피아노 곡 악보와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가 직접 쓴 악보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빼곡하게 쓰인 음표들을 보면서 그의 고뇌와 노력이 느껴졌다. 또한 곳곳에 쇼팽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입장권을 태그 하면 음악과 함께 관련된 설명도 함께 볼 수 있다. 곡에 대한 설명은 여러 언어로 지원되며, 한국어로도 지원된다.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누구나 쉽게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여러 번 피아노 공연이 열리는데, 홈페이지에서 공연 시간을 확인한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물관은 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가격은 성인 기준 30PLN이다. 참고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매주 수요일엔 입장료가 무료이다. 바르샤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와지엔키 공원에서도 쇼팽 피아노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그를 기리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매년 여름에 야외무대에서 콘서트가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나 또한 여행 중 이곳에서 공연을 봤는데, 수많은 인파가 몰린 것을 보며 놀랐다. 저마다 집에서 의자를 가지고 와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는 것을 보며, 폴란드 사람들의 쇼팽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아니더라도 와지엔키 공원은 아름다운 호수와 숲이 있는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므로 꼭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바르샤바 시내 곳곳에 음악이 나오는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도 쇼팽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3. 독일 라이프치히

 독일 동부에 위치한 라이프치히는 바흐, 멘델스존, 슈만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이 활동했던 도시이다. 이곳에서 바흐는 '마태 수난곡'을 처음 선보였고, 멘델스존은 독일 최초의 음악원을 설립했다.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단연 바흐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그의 생애, 가족 관계도, 작곡한 여러 작품들의 악보, 악기, 여러 공연 기록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많은 곡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다. 바흐는 라이프치히에 머무는 동안 무려 140여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면 입구에서 오디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바흐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어로도 제공되므로,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대 음악 중 그의 곡을 차용한 곡에 대한 전시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보이그룹인 비틀스를 비롯하여 레이디 가가 등 유명한 가수의 곡들이 바흐의 곡을 샘플링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참고로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유로이다. 박물관 바로 맞은편에는 성 토마스 교회가 있다. 이곳은 바흐가 1723년부터 1750년까지 음악감독 및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던 곳이며, 사후에 그의 유해가 안치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마태 수난곡'을 포함하여 그가 작곡한 많은 곡들이 이 교회에서 직접 연주되었기 때문에, 음악의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교회 벽면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는데, 바흐와 멘델스존 등 유명한 작곡가의 모습도 새겨져 있다. 교회에서는 종종 성가대 공연이 열리며,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교회 내부에 울려 퍼져서 더욱 생동감 있고 웅장한 느낌이 든다. 라이프치히 음악원은 독일에 세워진 최초의 음악 학교이며, 현재는 세계적인 음악 교육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펠릭스 멘델스존이 1843년에 설립하였으며, 수많은 작곡가들을 배출하였다. 이곳에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고전 음악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공연을 주최한다. 그 외 그가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던 게반트 하우스도 꼭 가봐야 하는 명소이다. 현재 다양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고 있으며, 꼭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빈, 폴란드 바르샤바, 독일 라이프치히는 세계적인 작곡가들이 활동하면서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도시들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음악의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음악을 사랑한다면 이 도시들은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