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문명의 흔적을 따라 마추픽추로 향하는 잉카 트레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이다. 비교적 짧은 일정 동안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로운 유적을 모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따라서 페루의 잉카 트레일에 대한 소개, 가는 방법과 코스, 주의할 사항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페루의 잉카 트레일 소개
페루의 잉카 트레일은 안데스산맥을 따라 마추픽추까지 향하는 고대 잉카 제국의 길을 의미한다. 고대의 잉카 로드는,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부터 페루를 거쳐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까지의 총 4만 km의 길이었다. 유럽의 정복자들을 피해 인디오들이 숨어 다녔던 길이자, 잉카 제국의 왕과 귀족들이 종교 의식을 치르기 위해 걸었던 길이기도 했다. 현재는 피스카쿠초 인근 'km82' 지점부터 마추픽추까지의 45km 트레킹 코스를 의미한다. 마추픽추는 '잃어버린 공중 도시'라고 불리는데,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기 때문이다. 100년 전 미국의 고고학자인 하이럼 빙엄이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이곳을 발견한 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곳에 대해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잉카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아타우알파가 처형된 후, 유럽 정복자들을 피해 잉카인들이 고산 지역에 거대한 도시를 건설했다고 추측한다. 그들이 도시로 향하기 위해 걸었던 길인 잉카 트레일을 걸어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 길은 페루에서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정부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갈 수 없고, 반드시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를 동반한 팀을 꾸려서 가야 한다. 하루 방문자 수가 500명 이내로 제한되는데, 포터와 가이드를 제외하면 실제 입장 가능한 인원은 250명~300명 정도이다. 따라서 반드시 미리 예약해야 하며,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트레킹 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5월~9월이다. 이 지역은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인데, 6월~8월이 가장 추운 시기이다.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오고, 흐린 날이 많다. 겨울철은 춥지만 날씨가 굉장히 화창하므로 겨울에 걷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자연과 유적지 보호를 위해 매년 2월은 입산이 금지되는 시기이다. 1월과 3월의 우기에도 하천 범람으로 인해 상황에 따라 입산이 금지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여행사와 잘 소통하여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2. 가는 방법 및 코스
잉카 트레일로 가기 위해서는 관문 도시인 쿠스코를 거쳐야 한다. 쿠스코는 잉카 제국의 옛 수도이다. 현재 페루의 수도는 리마인데, 리마보다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이다. 쿠스코에서 2시간 30여 분 동안 버스를 타고 오얀타이땀보까지 이동한 후, 다시 버스를 갈아타서 피스카쿠초까지 이동한다. 이곳에 내려 여권 검사와 입장 심사를 받은 후, 'km82' 지점에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참고로 'km82'는, 쿠스코에서 철도 길을 기준으로 82km 떨어져 있는 지점을 의미한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3박 4일 일정이 가장 대중적이다. 1일차엔 피스카쿠초에서 우루밤바강을 건너 잉카 제국의 유적지인 약타파타를 지나게 된다. 이곳은 마추픽추 건설 당시에 노동자들이 거주했던 농촌 마을인데, 현재도 약 1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절벽 아래에 펼쳐진 드넓은 계단식 밭이 인상적이다. 첫날은 약 11km를 걸어서 와일라밤바에서 야영을 한다. 참고로 인디오 포터들이 미리 와서 텐트를 설치해 주고 식사를 준비해 준다. 2일차는 첫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야 한다. 전체 일정 중에 가장 높은 고도까지 올라가는 힘든 날이기도 하다. 와일라밤바에서 파카이마요 캠핑장까지 약 13km를 걷는다. 걷는 도중에 검문소가 있는데, 첫날 신고한 인원과 동일한지 확인받은 후, 울창한 숲과 인디오들의 작은 오두막집 등을 지나게 된다. '죽은 여인의 고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해발 4215m의 와루미 와누스카 고개를 넘으면 가장 힘든 여정은 끝이 난 셈이다. 3일차엔 파카이마요 캠핑장에서 위나이와이나 캠핑장까지 16km를 걷는다. 이날엔 돌로 만들어진 요새, 전망대, 쉼터와 정교한 돌계단 등 많은 유적들을 볼 수 있다. 이제 종착지까지는 단 5km가 남았다. 4일차에는 대부분의 팀이 새벽 이른 시간에 출발한다. 마추픽추는 항상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기 때문에 오래 줄을 서지 않기 위해서는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면, 전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관문인 인티푼쿠에 도착한다. 이곳은 '태양의 문'이라고 불리는데, 마추픽추에서 올려다보면 이곳에서 태양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여서 이러한 별명이 생겼다.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들 사이에 있는 돌로 만든 거대한 도시가 장엄한 풍경을 자아낸다.
3. 주의할 사항
잉카 트레일은 3박 4일 일정 외에도 난이도와 소요 시간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있다. 아과스칼리엔테스에서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까지 간 후, 3~4시간 둘러보고 내려오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도 인기가 많다.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경이로운 잉카 유적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해발 4215m 높이까지 가파른 산을 올라야 하므로 체력 소모가 크다. 따라서 걷는 도중에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고, 몸에 이상이 생긴다면 가이드에게 꼭 알려야 한다. 특히 고산병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에서 미리 고산병 약을 준비하거나 현지에서 꼭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산병 증상으로는 극심한 두통과 산소 부족으로 인해 숨이 차는 현상, 메스꺼움 등이 있다. 특히 평소에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고산병에 더욱 취약하므로 미리 대비해야 하며,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날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방수가 되는 의류와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침낭은 보온이 잘 되는 한겨울용으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행히도 숙박을 위한 텐트 설치 및 식사 준비는 동행하는 인디오 포터들이 모두 준비해 준다. 배낭엔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들과 옷, 침낭 정도만 챙기면 되고, 나머지 식재료나 텐트는 포터들이 모두 옮겨주기 때문에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모든 비용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패키지 금액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곳은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현지에서는 환경 보호에 매우 힘쓰고 있다. 쓰레기는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하고, 숲과 유적을 훼손시키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잉카 트레일을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트레킹이 아닌, 잉카 문명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역사 속으로의 여행이기도 하다. 분명 체력 소모가 크고 도전적인 여정이지만, 마추픽추에 도착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 분명하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