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이스탄불-유럽지구-술레이마니예-모스크앞-푸른-잔디밭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서 두 대륙의 문화적 특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특별한 도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튀르키예의 수도를 이곳으로 잘못 알고 있을 정도로, 수도 앙카라보다 면적이 넓고 더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튀르키예 최대 도시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인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에서 꼭 봐야 하는 명소,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유명한 관광 명소가 많은 유럽 지구

 이스탄불은 도시가 매우 크고 꼭 방문해야 할 관광 명소가 많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할 때 최소 3일 이상은 일정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명한 관광 명소는 대부분 유럽 지구에 몰려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아야 소피아 모스크와 블루 모스크이다. 두 모스크는 서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거룩한 지혜라는 의미를 가진 아야 소피아는 537년 동로마 제국의 황제에 의해 지어졌는데, 사실 건축 당시엔 모스크가 아닌 성당이었다. 하지만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아야 소피아는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어 사용되었고, 그 이후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에도르안 대통령의 명으로 2020년부터 다시 모스크로 재전환되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고, 현존하는 최고 오래된 성당이자 모스크로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긴 세월 동안 서로 다른 두 종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으로, 내부엔 아직도 성당으로서 사용되었던 흔적이 있다. 모스크로 개조될 당시에, 벽면에 그려진 예수 그림들과 모자이크를 회칠로 덮었는데, 이것이 보수공사 당시 발견되었다. 지속적으로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꼭 방문해야 할 명소답게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야 소피아 맞은편에는 블루 모스크라고 불리는 술탄 아흐메트 1세 사원이 있다. 블루 모스크는 내부가 흰색과 푸른색 타일로 되어 있어서 빛이 들어오면 내부 전체가 푸른빛을 띠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참고로 두 곳 모두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은 스카프로 머리를 가리고 출입할 수 있다. 복장 규정도 까다로운 편이니 미리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또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나 품질이 좋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책이나 유튜브로 미리 공부를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블루 모스크보다 술레이마니예 모스크가 더 인상 깊었다. 이곳은 오스만 제국 최고의 전성기 시절 왕이었던 술탄 술레이만 때 지어진 모스크로, 이스탄불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로 손꼽힌다. 화려한 돔돔과 4개의 첨탑, 그리고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마르마라해 전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그 외 톱카프 궁전도 꼭 가봐야 하는 명소인데, 이곳은 약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왕인 술탄들이 거주하던 궁전이었다.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 술탄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지붕이 있는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도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출입구가 굉장히 많고 내부도 넓어서 길을 잃기 쉬우니 출입구 위치를 잘 파악한 후 구경해야 한다. 사실 그랜드 바자르는 모든 물건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니 이곳에서는 구경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시가지 중심지인 탁심 광장과 이스티클랄 거리도 잠시 들러보면 좋다. 최대 번화가이기 때문에 맛있는 레스토랑, 카페가 많고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좋다.

2.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아시아 지구

 아시아 지구는 아나톨리아 지역을 의미하는데, 유럽 지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유럽 지구에서 아시아 지구까지는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가격은 약 1100원 정도이다. 이곳은 페리가 버스나 지하철과 같이 하나의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할 때 유람선을 탑승하려면 예약을 해야 하고 비용도 비싼 편인데, 유람선 같은 페리를 저렴한 가격에 탈 수 있기 때문에, 이스탄불에 갔다면 꼭 페리를 타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럽과 아시아 지구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보스 포르스 해협을 감상하며 20분 정도 가다 보면 카디쿄이에 도착한다. 카디쿄이는 아시아 지구의 가장 번화한 동네이다. 이곳엔 맛집과 색다른 카페가 많고, 유럽 지구보다 물가 또한 저렴하기 때문에 요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곳이다. 만약 기념품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카디쿄이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참자르 언덕이다. 이곳은 이스탄불 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데, 마르마라 해와 보스 포르스 해협의 물줄기가 만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 술탄의 여름 별장으로 쓰였던 베일레르베이 궁전과 처녀의 탑도 관광 명소이다. 사실 아시아 지구는 유럽 지구만큼 관광 명소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곳만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시아 지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추천하는 명소가 있다. 바로 돌마바흐체 궁전과 루멜리 히사르이다. 루멜리 히사르는 군사 요새인데, 보스 포르스 해협의 가장 좁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군사 방어 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맞은편에 있는 아시아 지구에도 동일한 목적의 요새인 아나돌루 히사르가 있다. 루멜리 히사르는 유럽 지구 신시가지에서 먼 곳에 위치해 있어서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오스만 제국에서 터키 공화국 초기로 넘어가는 시기인 1856년 완공되었다. 기존 톱카프 궁전을 대체해서 지은 궁전이며, 근대화의 일환으로 유럽의 방식을 많이 차용한 건축물이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오스만 디자인이 결합되어 건축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보스 포르스 해협에 지어져 전망이 좋고 내부는 굉장히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이곳은 한국어 설명서와 무료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3. 미식의 천국 튀르키예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들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미식의 나라로 손꼽히는 곳이다. 나는 장기 여행을 하면 꼭 한국 음식을 찾아서 먹는데, 이곳에서는 약 38일 여행을 하며 한국 음식을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그만큼 이 나라에는 맛있고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케밥이다. 한국에서는 케밥이라고 하면, 긴 꼬챙이에 양고기나 소고기, 치킨 등을 켜켜이 쌓아 올린 다음, 화덕에 천천히 구워 고기를 세로로 얇게 썰어내어 빵에 샌드위치처럼 싸서 먹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도너 케밥이며, 여러 케밥의 종류 중 하나이다. 나 또한 도너 케밥만 알고 있었으나, 여행을 하며 다양한 종류의 케밥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양념한 고기를 잘라 꼬치에 끼워 구워낸 시쉬 케밥, 다진 양고기를 모양 틀어 넣고 구워내는 아다나 케밥과 우르파 케밥도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양고기나 소고기를 빵에 올린 후 토마토 소스, 버터, 요구르트를 끼얹어 먹는 이스켄더 케밥도 있다. 그 외 토기에 넣고 조리하는 테스티 케밥, 양고기를 천천히 오랜 시간 익히는 쿠즈 탄디르 등 수많은 종류가 있으니 꼭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튀르키예식 피자인 피데도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피자처럼 다양한 토핑을 올려서 화덕에 구워 먹는 요리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피자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음식이다. 튀르키예에서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항상 차이 티를 함께 내어준다. 주로 튤립처럼 생긴 작은 유리잔에 담아 주며, 대부분 각설탕을 넣어 먹지만, 단 음료를 싫어한다면 각설탕을 넣지 않아 향이 좋고 풍부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도 많이 유명해진 카이막도 꼭 먹어봐야 한다. 카이막은 물소 젖을 끓인 다음, 그 위에 뜨는 지방 고형분을 뭉쳐서 만든 음식으로, 치즈와는 또 다른 풍미가 있다. 빵에 발라서 꿀과 함께 먹으면 굉장히 맛있다. 부드럽고 고소하지만 느끼함은 전혀 없다. 그 외 양고기와 향신료를 다져서 미트볼 모양으로 만드는 쾨프테, 참깨 빵인 시밋도 강력히 추천하는 음식이다. 특히 시밋은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빵이며, 아침에 갓 구운 시밋과 신선한 야채, 치즈를 먹으면 하루 종일 든든한 느낌이 든다. 디저트인 로쿰, 바클라바도 유명하니 만약 달달한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튀르키예는 역사와 문화, 자연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나라이다. 요즘 리라 환율이 낮아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으니, 올해 휴가는 튀르키예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