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스위스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복잡하지만 유적지가 많고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인 반면, 스위스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이 두 나라를 함께 여행한다. 이탈리아 로마로 입국해서 스위스 취리히에서 출국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는 2024년 9월 3일부터 9월 27일까지 이 두 나라를 여행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밀라노에서 체르마트 가는 방법과 체르마트 여행 추천 코스, 스위스에서 선물하기 좋은 기념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스위스 체르마트 가는 법
밀라노에서 체르마트까지 버스나 기차로 갈 수 있는데, 기차가 더 빠르고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체르마트까지 가려면 직통은 없고, 이탈리아의 Domodossola, 스위스의 Visp, Brig 중 1~3개 역을 거쳐야 한다. 환승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탈리아 여행 후 스위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라면 주의할 사항이 있다. 만약 이탈리아에서 면세품을 구입했다면, 국경 도시인 도모도솔라에서 환급 절차를 받아야 한다. 즉, 환승역 중 도모도솔라를 꼭 거쳐야 한다. 택스 환급은 여권과 환급 관련 서류만 있으면 되는데, 여권을 제시하면 전산으로 구입한 물품이 모두 확인되기 때문에 절차가 간단하다. 예전처럼 도장을 찍어주는 시스템은 사라졌으니, 도장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람이 많으면 이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승 열차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도모도솔라까지의 구간은 공사가 잦기 때문에 트랜 이탈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기차 운행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2024년에도 3개월 넘는 기간 동안 철도 보수 공사로 인해 기차가 운행되지 않았고 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밀라노에서 도모도솔라까지는 이탈리아 기차표를 구매하고, 그 이후부터는 스위스 기차표를 구입해야 한다. 스위스 구간에서는 무제한 교통권을 구입하지 않았다면, 구간별 표를 예매해야 한다. 스위스 여행 중에 한 번도 표 검사를 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만약 무제한 교통권을 구입한다면, 앱에서 티켓을 보여주거나 캡처한 내역을 보여주면 된다. 밀라노에서 체르마트까지는 공사로 인해 기차가 운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환승도 많은 구간이므로 시간을 넉넉히 계산해서 이동하는 게 좋다.
체르마트 여행,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와 수네가 트래킹 추천
체르마트는 뾰족하게 솟아 있는 알프스 봉우리인 마테호른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마테호른은 우리에게 친숙한 토블론 초콜릿의 표지를 장식하는 봉우리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사의 로고이기도 하다. 마테호른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자 베이스캠프인 곳이 바로 체르마트이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는 마테호른을 볼 수 없다. 산악 지역인 만큼 날씨 변수가 많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인터라켄에서 날씨가 좋은 날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한다. 나는 이틀 머물렀는데, 다행히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곳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 내가 추천하는 곳은, 마테호른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고르너그라트와 수네가 트래킹이다. 고르너그라트는 등산열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인데, 비용이 비싸고 날씨가 흐리거나 안개가 있는 날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꼭 날씨가 화창한 날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비용은 스위스 패스나 세이버 데이 패스가 있어도 무료로 갈 수 없고, 50%를 지불해야 한다. 계절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며, 약 14만 원~20만 원이다. 만약 이곳에서 하루 정도 머무른다면, 수네가 트래킹을 추천한다. Stellisee, Grindjisee, Grunsee, Mossjisee, Leisee 5개 호수를 보고 오는 코스이다. 난도는 높지 않으며, 약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마테호른을 포함한 알프스의 설산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옥빛 호수들을 마주하게 된다. 호숫가에 앉아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오전에 트래킹을 한 후, 기차역 앞 광장인 Bahnhofplatz에서 시내까지 천천히 걸어보자. 이곳은 친환경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 안에서 내연 기관차가 다닐 수 없다. 전기 버스가 있지만 도시가 작은 탓에 버스를 탈 일은 별로 없다. 시내에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 숍이 모여있으므로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좋다.
스위스에서 꼭 사야 할 기념품
스위스는 물가가 높기 때문에 물건을 구입하기에 부담스럽다. 그래서 선물하기에 좋은 기념품이 한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것이 초콜릿이다. 세계적으로 품질과 맛이 좋기로 유명하며, 잘 알려진 Lindt 초콜릿이 바로 스위스 브랜드이다. 린트 초콜릿 가게는 도시 곳곳에 있고, 박물관도 있어서 한 번쯤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한국에도 이미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이므로 기념으로 몇 개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보다는 슈퍼마켓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Halba라는 브랜드의 초콜릿을 추천한다. 슈퍼마켓 PB 상품으로 100g의 판 초콜릿이 3천 원 정도로 저렴한데, 맛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품질이 뛰어나다. 특히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있는 것과 피스타치오 초콜릿을 추천한다. 스위스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을 원한다면, 마테호른이나 융프라우 유리컵을 추천한다. 컵 안에 봉우리 모양의 조각이 새겨진 컵으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컵이어서 선물하기에 좋다. 한국에서는 해외 직구로 구입할 수 있으나 가격이 3배 비싸므로,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등산복 브랜드로 유명한 파타고니아나 친환경 잡화 브랜드인 프라이탁 등도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이 많으나,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비싼 수준이다. 빅토리녹스 칼도 많이 구입하는 기념품이다. 맥가이버 칼이 가장 유명하며, 감자칼과 작은 과도는 품질이 좋고 저렴한 편이다. 그 외 마그넷이나 핫초코 분말, 과자, 허브티 등 선물하기 좋다.
체르마트는 교통편이 스위스의 다른 도시들보다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건너뛰기도 한다. 일정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갈 수 없지만,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체르마트는 건너뛰기엔 너무 아쉬운 도시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하얀 설산을 보며 트래킹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겨울스포츠 천국이다. 1년 내내 즐길 거리가 풍성한 여행지이므로 스위스에 갔다면, 체르마트는 꼭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