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북부는 황량한 사막 지대와 고산 생태계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지역이다. 이 지역은 아타카마 사막을 중심으로 독특한 자연경관을 가진 명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타티오 간헐천, 플라밍고 서식지, 고산 라군은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이다. 본 글에서는 이 세 곳에 대한 여행 정보와 함께 꼭 알아야 할 팁, 준비 사항까지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1. 아타카마 사막 지역의 타티오 간헐천 정보
타티오 간헐천(Géiser del Tatio)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 고지대에 위치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간헐천 지대이다. 해발 약 4,320m에 자리한 이곳은 이른 아침에만 활발하게 수증기를 뿜어내는 독특한 자연 현상으로 유명하다. 새벽 추위 속에서 솟아오르는 수십 개의 증기 기둥은 다른 어떤 지형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다. 이곳은 화산 지대 위에 형성되어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장소이기도 하다. '타티오'라는 이름은 원주민 언어로 '할아버지의 오븐'이라는 뜻이다. 고산지대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는 간헐천의 모습을 상징한다. 특히 일출 무렵,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지열이 만나 증기가 강하게 솟구치는 모습은 꼭 경험해 봐야 할 볼거리이다. 지질학적으로 이 지역은 두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해 있어 지열 활동이 활발하다. 간헐천은 지하 마그마로 인해 지하수가 데워지면서 형성된다. 뜨거운 지하수가 압력을 받아 지표로 분출되면서 온천을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간헐천이다. 이곳에는 약 80여 개의 간헐천과 수십 개의 온천, 진흙 구덩이 등이 분포되어 있어, 세계적으로도 드문 규모를 자랑한다. 날씨에 따라 분출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San Pedro de Atacama)에서 출발하는 새벽 투어에 참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투어는 새벽 4시~4시 30분경 숙소에서 출발하여 오전 6시 이전 간헐천 지대에 도착한다. 이 시간대가 증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여행사 프라이빗 투어로 이곳을 방문했다. 새벽 4시 30분에 개인 차량으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며 붉은빛 속에서 솟아오르는 증기를 봤을 때 그 모든 고생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렌터카로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해외에서 새벽에 산길을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과 일정이 자유로워서 좀 더 여유롭게 간헐천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티오 투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첫째는 단체 버스를 이용하는 저렴한 투어로, 영어 또는 스페인어 가이드와 간단한 조식이 포함된다. 둘째는 프라이빗 투어이다. 일정은 자유롭지만 가격이 더 비싼 편이다. 새벽에 야생 리마(토종 동물)가 갑자기 도로에 나타났던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투어 예약은 산페드로 마을의 여행사에서 쉽게 할 수 있으며, 성수기에는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투어 비용에 간헐천 입장료가 포함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현금 결제가 일반적이므로 칠레 화폐인 페소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꼭 해봐야 할 경험 중 하나는 현장에서 즐기는 자연 온천 체험이다. 간헐천 근처에는 따뜻한 지열수가 고인 천연 온천 풀이 있다. 수온은 약 35도로, 영하의 공기 속에 몸을 담그는 온천욕은 색다른 경험이다. 나는 미리 수영복과 수건을 챙겨가서 여유롭게 온천욕을 즐겼다.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증기와 설산의 풍경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순간이었다. 또 하나는 일출 시간대의 사진 촬영이다. 나는 삼각대와 드론을 준비해 촬영했는데, 특히 드론으로 찍은 영상은 지금도 여행 영상의 대표 클립으로 남아 있다. 겨울철에는 공기 중 수분이 많아 증기가 풍부하므로, 사진 촬영에 가장 적합한 시즌이다. 하지만 고산 지대이기 때문에 고산증에 주의해야 한다. 4,000m가 넘는 고도에서는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도 첫날 어지럼증을 느꼈지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카페인과 술을 피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니 훨씬 나아졌다. 산페드로 마을에서 최소 1~2일 머무른 뒤 고산 투어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타티오 간헐천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새벽의 찬 공기, 붉게 물든 하늘, 그리고 지면을 뚫고 솟는 수증기 사이에 서 있으면,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고 겸손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된다. 칠레 북부를 여행한다면 타티오 간헐천을 꼭 방문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2. 플리망고 서식지
아타카마(Atacama)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유명하다. 연평균 강수량은 15mm도 되지 않지만, 해발 4,0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염호와 라군이 형성되어 다양한 생명이 살아간다. 이 중에서도 분홍빛 깃털의 플라밍고는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은 생물이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 새들을 만나는 경험은 아타카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조류이기 때문에, 꼭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플라밍고는 염호에서만 서식하는 매우 예민한 조류이다. 산성 또는 알칼리성 물에서 자라는 미세조류, 갑각류 등을 주식으로 한다. 아타카마 고원지대는 이런 환경을 갖춘 염호가 여럿 존재하기 때문에 플라밍고의 이상적인 서식지로 손꼽힌다. 특히 칠레, 안데스, 제임스 플라밍고 등 세 종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드문 장소이다. 이 세 종을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로스 플라멩고스 국립 보호구역(Los Flamencos National Reserve)이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관찰지는 착사 라군(Laguna Chaxa)이다. 이곳은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에서 약 60km 떨어져 있고, 차량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일출과 일몰 무렵은 빛이 부드럽고, 조류의 활동도 활발해서 관찰에 최적이다. 나 또한 착사 라군을 방문했다.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분홍빛 새들의 실루엣이 인상 깊었다. 다음 날 새벽에도 방문했는데, 호수 표면에 비친 빛과 분홍빛 새들의 움직임이 매우 평화로웠다. 나는 남편과 함께 갔는데, 우린 실제로 이 새를 본 적이 없어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자연이 주는 감동은 나이와 상관없이 깊게 다가온다. 몇 해 전에 한국에서는 이 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나도 이 캐릭터 굿즈를 몇 개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감동이 훨씬 컸다. 새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착사 외에도 라구나 미니케스(Laguna Meñiques), 라구나 미스카티(Laguna Miscanti) 등 주변 고산 라군에서도 계절과 운이 좋으면 이 새를 만날 수 있다. 다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고도가 높기 때문에, 적응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투어의 경우 대부분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에서 출발한다. 반나절 일정이 일반적이며, 일부는 토코나오 마을이나 염호 지대를 포함한다. 나는 단체 투어로 다녀왔는데, 당일 급하게 현지에서 예약을 했다. 성수기 때는 온라인 사전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투어가 아니더라도 렌터카로 다녀올 수도 있다. 단체 투어는 가이드 설명이 유익하지만 촬영 시간이 짧고, 자유여행은 일정이 여유로우나 도로가 험해 주의가 필요하다. 플라밍고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지표종이다. 아타카마 지역의 생태 건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생물로, 그 수와 행동 패턴은 보호구역의 생태 안정성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염호 수위 감소와 온도 변화로 인해 일부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착사ㅓ 라군을 포함한 보호구역 내에서는 매우 엄격한 탐방 규칙이 적용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 조류는 사람의 접근이나 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까이 가면 날아가 버리거나 먹이를 먹는 것을 멈추게 되므로, 지정된 덱 위에서 조용히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는 한 외국인이 드론을 날리다가 제지당하는 장면을 봤다. 자연을 보호하려면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가 먼저이다. 새 관찰을 위한 준비물도 중요하다. 고산지대 햇빛은 자외선이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챙 넓은 모자는 꼭 챙겨야 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는 SPF 50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닥이 딱딱한 염분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어, 얇은 신발은 금물이다. 나는 샌들을 신었다가 발바닥이 까져 큰 불편을 겪었다. 나는 DSLR과 망원렌즈를 챙겨갔는데, 플라밍고의 깃털 디테일까지 담을 수 있었다. 그때 찍은 사진은 지금도 가족 앨범 속 소중한 기록이다. 이렇게 관찰, 촬영, 기록의 즐거움이 조화되는 경험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다. 결론적으로 아타카마의 플라밍고 서식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생명과 자연을 체험하는 장소이다. 건조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분홍빛 생명의 움직임은 경이롭고도 신비롭다.
3. 고산 라군
아타카마 고원에는 해발 4,000m가 넘는 아름다운 고산 라군들이 있다. 건조한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이 라군들은 깊은 푸른빛, 소금 지대, 붉은 산맥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라구나 미스카티(Laguna Miscanti)와 라구나 미니케스(Laguna Miñiques)는 아타카마 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대표적인 장소이다. 두 곳은 로스 플라멩고스 국립 보호구역 안에 있으며,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이다. 고산지대의 특성상 날씨 변화가 심하고, 일교차가 커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맑은 하늘과 선명한 색감의 물빛, 그리고 주변을 유유히 거니는 비쿠냐 무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산 라군은 폐쇄형 수계로 형성된 염분이 있는 호수이다. 비나 빙하수가 흘러들지만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아 염분이 계속해서 쌓여서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다양한 조류와 고산 동물이 서식하며,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로 보호받고 있다. 나는 프라이빗 투어를 통해 방문했는데, 고산증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고생했다. 해발 4,000m 이상 고도에서는 몸이 쉽게 반응하므로 사전 대비가 필수이다. 고산병 증상으로 제대로 즐기지 못해서 다음날 다시 방문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전날부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카페인을 피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해 큰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나는 자연 해설사와 동행하는 프라이빗 투어에 참여해 라군의 생태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비쿠냐가 짝짓기 시기에 어떻게 무리를 이루는지, 플라밍고가 이동하는 경로와 이유, 물의 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을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감상이 더욱 풍부해졌다. 고산 라군을 방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또는 소규모 투어, 그리고 렌터카를 통한 자유여행이다. 투어는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고, 일정이 효율적으로 구성돼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자유여행은 자유롭게 일정을 조절할 수 있어 여유롭지만, 도로 상황과 고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차량을 이용한 자유여행 시 가장 중요한 건 연료와 타이어 상태 점검이다. 라군까지 가는 길에는 주유소가 없고, 비포장도로에서 타이어 손상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초보 운전자에게는 자유여행을 추천하지 않는다. 라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물이다. 고산지대의 기온은 하루에도 수십 도 차이가 나며, 아침과 저녁에는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나는 첫 방문 때 얇은 겉옷만 챙겨 갔다가 오한에 시달렸고, 이후에는 방풍 재킷, 내복, 장갑, 목도리, 모자를 모두 챙겼다. 방한 장비는 라군 여행의 기본이다. 또한 자외선 차단도 필수이다. 해발이 높을수록 자외선은 강해지며, 피부뿐 아니라 눈도 쉽게 자극을 받는다. 나는 SPF 50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랐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의 피로도 줄였다. 작은 실수가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대비는 철저해야 한다. 고산증을 예방하려면 고도 적응이 필요하다.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에서 최소 이틀 이상 머물며 몸을 적응시킨 뒤 라군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나는 두 번째 여행 때 산소 캔과 두통약도 챙겼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 비상약과 핫팩도 넣어갔다. 초콜릿, 바나나, 견과류 같은 간단한 간식은 체력 보충에도 좋았다. 참고로 고산 라군에는 편의시설이 없다. 화장실이 없거나, 물과 음식을 구매할 수 없는 곳이 많다. 나는 보조배터리를 준비하지 않아 카메라가 방전되는 일을 겪었고, 그 이후로는 항상 예비 배터리와 충전기를 챙긴다. 특히 라군에서 찍는 사진은 색감이 강하고 구도가 훌륭해 SNS나 블로그에도 활용도가 높다. 풍경 촬영을 원한다면 삼각대와 망원렌즈도 추천한다. 전문적으로 살펴보면, 고산 라군은 생태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다. 기후 변화, 관광객 증가, 쓰레기 문제 등으로 생태계에 위협이 생기고 있어, 보존을 위한 규정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 것, 소음을 줄이는 것,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관광객의 태도도 자연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결론적으로 고산 라군 여행은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칠레 북부를 여행한다면 고산 라군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칠레 북부는 지구의 끝자락처럼 낯설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타티오 간헐천의 새벽 증기, 플라밍고가 춤추는 염호, 고산 라군의 고요한 푸른빛은 직접 가봐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 뒤에는 고산 환경이라는 현실이 따르기에 철저한 준비와 현지 정보가 필요하다. 나의 경험이 독자들의 여행 계획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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