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여름휴가 기간 때 어디를 여행할지 고민한다. 그 시기에는 날씨가 너무 덥고, 어딜 가나 사람이 많으며, 여행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여름휴가지인 몽골에 대한 정보, 수도인 울란바토르 및 근교 테를지 관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최고의 여름휴가지인 몽골에 대한 정보
정식 명칭은 몽골리아이며,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한 칭기즈칸의 나라이다. 드넓은 고비 사막과 푸른 초원,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를 볼 수 있다. 대자연 속에서 특별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국에서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 직항이 있으며, 약 3시간 40분 소요된다.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휴가 일정이 짧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여행지이다. 한국인의 경우 관광 목적으로 입국 시, 90일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여행사를 통한 가이드 동반 투어만 가능하고 개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몽골의 법적 규제에 따른 것인데, 직접 여행을 해보니 왜 이러한 법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초원과 사막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혼자 자유여행을 하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여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적합한 규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라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일 년 내내 건조하고 춥다. 특히 늦가을인 10월부터 초봄에 해당하는 4월까지는 혹독한 추위와 강풍으로 인해 여행사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가장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여름에 해당하는 6월~8월이다. 이 시기는 한국의 봄과 비슷한 날씨이다. 하지만 사막이나 초원은 일교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반드시 따뜻한 옷을 챙겨야 한다. 7월 중순에는 가장 큰 스포츠 축제인 '나담'이 열린다. 이 시기에 여행하면 씨름과 양궁, 승마 경기 등을 볼 수 있다. 여행을 하게 되면,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숙박하게 된다. 게르는 주로 초원에서 볼 수 있으며, 현지인의 절반가량이 아직도 게르에서 살고 있다. 원형 모양으로 기둥을 세운 다음, 천이나 동물의 가죽 등으로 덮어서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충 만든 원형 텐트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굉장히 포근하다. 게르의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어를 예약할 때 잘 확인해야 한다. 이곳에 머물다 보면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초원에 구멍을 파고 천으로 가린 형태인데, 게르와 떨어진 위치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자기 전에 화장실을 미리 이용해야 하며, 밤늦게 이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여행할 때에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이곳에서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큰 결례인데, 유목민들이 도축할 가축을 정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가락을 모두 펴서 가리켜야 한다. 또한 게르에 들어갈 때에는 손님의 출입구인 왼쪽으로 들어가고, 안에 있는 기둥에 기대거나 휘파람을 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2. 수도인 울란바토르 관광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수도이자,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도시이다. 이곳의 가장 중심지는 칭기즈칸 광장이다. 모든 여행자들은 이곳을 한 번쯤 거쳐가게 된다. 주변엔 각종 호텔과 식당, 편의시설, 관광지들이 있다. 광장 가운데에는 몽골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큰 역할을 한 담딘 수흐바타르 동상이 있다. 이곳의 기존 이름은 수흐바타르 광장이었다. 2013년에 명칭이 칭기즈칸 광장으로 변경되었음에도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이곳을 기존 이름으로 부른다. 그만큼 몽골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아무래도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곳을 정말 좋아하는데, 동상 앞에 앉아서 커피 한잔하며 쉬어가기 좋다. 광장 옆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국회의사당 중앙에는 칭기즈칸 동상이 있다. 광장 주변에는 꼭 가봐야 하는 명소들이 많다.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국립 아카데미 연극 극장이 있다. 이곳은 이 나라에서 가장 큰 공연장인데, 다양한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티켓은 현장 매표소에서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근처에 있는 국립 현대 미술관과 자나 바자르 미술관 또한 가볼 만하다.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국립 역사 박물관을 추천한다. 광장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있으며, 역사뿐만 아니라 전통 의상 및 유목 생활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다양한 명소 중 몽골의 랜드마크는 단연 자이승 전승 기념탑이다. 이 탑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 연합군과 함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곳에서는 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탑 안쪽 벽면에는 전쟁에서 승리한 몽골군의 용맹함을 표현하는 모자이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수많은 명소 중 내가 가장 추천하는 곳은 복드 칸 궁전이다. 오래전부터 유목 생활을 했던 민족이기 때문에 궁전은 이곳에서 굉장히 낯설다. 왕도 게르에서 생활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유럽식 궁전인데,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가 설계해 주었다고 한다. '겨울 궁전'이라고도 불리는데, 왕이 겨울에만 이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현재는 왕실의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명소가 있다. 바로 이태준 선생 기념 공원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친 후, 병원을 개업하여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 특히 마지막 왕인 복드 칸의 담당 의사이기도 했다. 전시관과 기념비가 놓인 작은 공원이지만,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3. 테를지 국립공원
테를지 국립공원은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으며,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많은 여행지이다. 1993년 국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몽골 내에서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넓은 초원과 산악지대, 깨끗한 하늘과 계곡,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 등을 보면, 진짜 몽골에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트레킹이나 암벽 등반, 승마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대부분의 여행사 투어에는 테를지 국립공원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투어 상품마다 코스가 다르므로, 예약 전에 액티비티나 게르 숙박 체험이 포함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거북 바위이다. 언덕 사이에 거대한 바위가 놓여 있는데, 그 모습이 거북이를 닮아서 거북 바위라고 이름 지어졌다. 유명한 포토 스폿인 만큼, 이 앞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바로 옆에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작은 매장이 있다. 거북 바위 맞은편에는 '아리야발 사원'이 있다. 절벽 한가운데 있는 이 사원은, 전쟁으로 일부분 훼손되었으나 1998년에 복원되었다. 불교의 화려한 색채가 뚜렷하게 남아 있으며, 절벽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테를지 국립공원에 갔다면 꼭 액티비티를 즐겨야 한다. 내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승마이다. 과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몽골의 기마병이 되어 볼 수 있는 체험이다. 초원과 계곡을 넘나들며 자연에서 말을 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가장 인기가 많다. 말을 타기 전에는 가이드가 안전 수칙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주인이 앞에 가면, 말은 자연스레 주인을 따라가기 때문에 초보도 어렵지 않게 탈 수 있다. 이미 천천히 걷도록 훈련받은 말이 배정되므로 겁낼 필요가 없다. 나는 겁이 많은 편이라 가이드에게 미리 이야기하니, 가장 순한 말로 배정해 주었다. 만약 스릴 있는 체험을 원한다면 좀 더 빠른 말을 배정받을 수 있다. 그 외 국립공원 내에 있는 게르에서 하루 숙박하는 체험도 추천한다. 전통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테를지에 갔다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을 보고 오는 것도 좋다. 규모가 굉장히 크며,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말머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 동상은 초원 가운데 위치해 있어서 시야를 가리는 것 하나 없는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동상 내부에는 역대 왕들의 초상화,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몽골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아름다운 자연,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가 어우러진 나라이다. 국토 면적이 한국의 10배가 넘는 만큼, 울란바토르 근교 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만약 6월~8월에 여름휴가를 계획했다면, 몽골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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