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살바도르의-거리-알록달록한-건물들과-파란-하늘-도로-경사면

 브라질의 유적지와 거리에는 독특한 건축 양식과 예술, 그리고 공동체의 삶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걸었던 살바도르, 올린다, 헤시피, 펠로리뉴 지역의 역사 유적과 그 안에 담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라질 문화 탐방의 진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살바도르의 식민지 건축물들

 살바도르(Salvador)는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의 주도로, 1549년 포르투갈이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수도로 지정한 도시이다. 대서양을 따라 자리 잡은 이곳은 전통문화와 식민지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식민지 시대 건축물은 도시의 정체성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구시가지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나는 이 도시를 두 번 방문했고, 올 때마다 교과서 속 역사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감동을 느꼈다. 살바도르의 식민지 건축물은 주로 17~1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포르투갈 바로크 양식과 로코코 양식이 중심을 이룬다. 이 건물들은 유럽 양식을 바탕으로 하되, 브라질의 기후와 자재, 그리고 당시 노예 노동력과 사회적 환경에 맞게 현지화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건물은 산 프란시스코 교회(Igreja de São Francisco)이다. 외관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조각과 회화가 어우러져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는 이 교회에서 긴 시간을 머물며 금빛 제단과 벽화를 감상했고, 종교와 권력이 결합된 당시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살바도르 대성당(Catedral Basílica de Salvador)도 꼭 가봐야 하는 명소 중 하나이다. 이곳은 예수회가 건축한 르네상스 양식의 교회로, 교육과 종교의 중심지였다. 제단과 성인 조각은 매우 정교하며, 대리석 기둥과 조명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현지 가이드 투어를 통해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단순한 종교 건물이 아니라 교육과 정치의 핵심 공간이었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 마침 성가대의 리허설이 진행 중이었다. 웅장한 성악이 울려 퍼지는 공간 안에서, 이곳의 역사적 무게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 도시에 방문한다면 펠로리뉴(Pelourinho) 거리도 꼭 가봐야 한다. 이 지역은 브라질의 아프리카계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곳이다. 과거에는 노예 시장이 있었던 슬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현재는 다채로운 색상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갤러리와 카페, 공연장 등이 밀집해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이다. 나는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작은 박물관에서 노예 시대의 유물과 설명을 접할 수 있었고, 건물의 과거를 이해하며 더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안내인과 대화를 나누며,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이 아니라 복합적인 역사와 아픔이 깃든 공간임을 체감했다. 살바도르까지 가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국내선 항공편이 자주 운행되며, 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차량으로 30분 내외이다. 주요 관광지는 도보로 둘러볼 수 있으나, 언덕과 돌길이 많아 편한 운동화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펠로리뉴(Pelourinho)는 숙소와 레스토랑, 다양한 문화공간이 모여 있어서 여행 거점으로 적합하다. 나는 이 지역에 숙소를 잡고 도보로 이동하며 여유롭게 역사 유적을 둘러볼 수 있었다. 살바도르의 식민지 건축물을 제대로 즐기려면 야경 감상은 꼭 경험해 봐야 한다.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지면, 구시가지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는 산 프란시스코 교회 앞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석양을 바라보았는데, 건물의 디테일이 더 또렷이 드러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밤에는 전통 음악 공연이나 캄도블레 의식 공연도 열린다. 나는 전통 공연을 관람한 후, 거리에서 춤추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이 나라 문화의 진한 감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나라는 전반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야경은 안전한 지역에서만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안전한 지역은 숙소 주인이나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결론적으로, 살바도르의 식민지 건축물은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예술과 공동체 문화 속에 살아 숨 쉬는 존재이다. 종교적 상징이자 정치의 상징이었던 공간이 이제는 여행자들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내가 이 도시에서 걸었던 골목, 바라보았던 제단, 마주쳤던 사람들은 모두 시간의 층위를 간직한 풍경이었다. 브라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살바도르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도시이다. 직접 보고 느낀 이 경험들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2. 펠로리뉴 역사 지구의 문화유산

 펠로리뉴(Pelourinho)는 살바도르 중심에 위치한 역사 지구이다. 이 지역은 17~19세기 포르투갈 식민지 시기의 건축 양식과 도시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펠로리뉴'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로 '작은 기둥'을 의미하며, 과거 노예들이 처벌받던 공개 형벌대에서 유래했다. 어두운 역사를 지닌 이곳은 오늘날 아프리카계 브라질 문화를 대표하는 장소이자 예술, 음악, 종교, 공동체가 살아 있는 문화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이 역사 지구는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계단식 골목을 따라 이어지고, 지금은 박물관, 예술 학교, 음식점, 공연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살바도르 구시가지에서 도보로 쉽게 갈 수 있으며, 하부 도시에서는 엘레바도르 라세르다(Elevador Lacerda)를 타고 상부 도시로 올라오면 바로 연결된다. 낮 시간대에는 관광객이 많아 비교적 안전하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거리 공연이 자주 열려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주요 명소는 미겔 산투스 극장(Teatro Miguel Santana)과 올로둔(Olodum) 본부다. 올로둔은 1979년에 만들어진 아프로-브라질 문화 단체로,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나는 올로둔의 드럼 리허설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북소리가 울려 퍼지며 골목 전체에 리듬이 가득 찼다. 리허설 후 멤버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이 음악이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저항의 상징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카사 도 벤인(Casa do Benin) 박물관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베냉과 브라질 사이의 문화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전통이 이 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전시된 가면, 악기, 직물 등을 살펴보았다. 특히 캄도블레(Candomblé) 신앙과의 연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전시물이 인상 깊었다. 박물관 밖으로 나왔을 때,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거리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고, 살아 있는 문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골목마다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나는 일요일 오전 열리는 펠로리뉴 시장(Mercado de Pelourinho)을 방문했는데, 현지 장인들이 만든 수공예품과 악기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북을 만드는 장인이 나에게 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작은북 하나를 기념품으로 샀다.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와 손길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어 특별했다. 이 지역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것은 캄도블레 공연이다. 캄도블레는 아프리카 전통 신앙이 종교로 발전한 형태로, 춤과 음악, 의상, 향이 결합된 신비로운 의식이다. 나는 문화센터에서 열린 공연에 참석했는데,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매우 인상 깊었다. 공연 후 간단한 설명 시간도 있어 외국인으로서도 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역사 지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비 오는 오후에 골목 어귀에서 펼쳐진 즉흥 거리 공연이었다. 비를 피해 잠시 멈췄던 그곳에서 퍼포먼스 팀이 드럼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관객을 끌어들였고, 나도 자연스럽게 박수 치며 참여하게 되었다. 옆에 있던 외국인 여행자와 눈이 마주치며 함께 리듬을 탔고, 춤을 추며 순간의 축제를 함께 즐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이곳의 문화를 몸으로 느끼고 교감했던 뜻깊은 경험이었다. 펠로리뉴는 브라질 역사와 도시계획, 인종 문화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포르투갈 도시 설계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아프로-브라질 공동체의 저항과 정체성이 녹아든 장소로 평가된다. 현재는 국가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도시 재생과 문화 보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이런 복합적 기능 덕분에 펠로리뉴는 단순한 유산을 넘어 이 나라 사회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장소이다. 브라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지역을 꼭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3. 올린다와 헤시피의 전통 거리

 올린다(Olinda)는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에 위치한 아름다운 역사 도시이다. 이곳은 식민지 시대의 건축과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 1537년에 포르투갈 정부에 의해 세워졌으며, 브라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198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언덕 위에 조성된 식민지풍 건물들과 돌길, 거리 곳곳의 음악과 예술은 이 도시만의 고유한 정취를 만들어낸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린다로 가기 위해서는 리우 공항에서 헤시피 국제공항까지 약 3시간 30분 정도 국내선을 이용해야 한다. 공항 도착 후 택시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약 30분 이내에 올린다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거리에는 수공예 상점, 작은 박물관, 전통 음식점이 즐비하며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는 아침 일찍 전통 거리를 찾았다. 길가의 갤러리에서 활동하던 화가가 직접 작품을 소개해 주며 그림에 담긴 올린다의 역사와 전통을 설명해 주었다. 단순한 전시 감상을 넘어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의 문화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 이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세우 대성당(Igreja da Sé de Olinda)이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성당 앞 광장에서 올린다 전경과 멀리 대서양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광장에는 거리 공연을 준비하는 음악가들과 수공예품을 파는 장인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이 모여 있어 마치 한 편의 문화 축제를 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도시의 또 다른 매력은 카니발이다. 특히 거대한 종이 인형이 등장하는 퍼레이드로 유명하며, 모든 주민이 함께 즐기는 민속 축제의 성격을 지닌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축제 시기는 아니었지만, 거리 곳곳에서 퍼레이드 인형 제작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예술가 한 명이 내게 작은 종이 가면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고, 즉석에서 만든 나만의 가면을 기념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지역 문화를 직접 손으로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올린다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헤시피(Recife)는 브라질 동북부를 대표하는 항구 도시이자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다. 1537년 포르투갈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이후 네덜란드 식민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도시 풍경을 형성했다. 리우에서 헤시피까지는 약 3시간 30분 소요된다. 여행자들은 올린다와 이곳을 함께 여행하는 일정이 효율적이다. 헤시피는 현대적 도심과 고풍스러운 구시가지가 공존한다. 그중 헤시피 안티구(Recife Antigo) 지역이 가장 많은 전통 유산을 품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마르코 제로 광장(Praça do Marco Zero)이다. 이곳은 도시의 시작점이자 포르투갈의 상륙 지점으로,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나침반 모양의 모자이크가 새겨져 있다. 나는 주말 아침 이곳을 방문했는데, 거리 공연과 벼룩시장이 열리며 현지인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음악과 사람들의 박수 소리 속에서 나도 모르게 리듬에 맞춰 손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현지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거대 인형 박물관(Embaixada dos Bonecos Gigantes)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이 나라의 유명 인물들을 형상화한 거대한 인형들이 전시된 박물관이다. 카니발 시즌에는 실제 퍼레이드에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이곳에서 전설적인 축구 선수 펠레와 가수 카르멘 미란다를 형상화한 인형과 사진을 찍었고, 가이드로부터 카니발 준비 과정과 지역 문화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전시장 안에는 직접 소형 인형을 꾸미는 체험 코너도 있어, 카니발이 단순한 축제를 넘어 예술로 승화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헤시피의 매력은 예술과 음악이 일상에 스며 있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는 마침 보사노바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공연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는 나를 무대 앞으로 초대했고, 나도 즉석에서 노래 한 곡을 함께 불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이었지만,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던 그 경험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관광지를 넘어선 삶의 현장에서 체험한 문화는 책이나 영상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동이었다. 결론적으로, 올린다와 헤시피는 브라질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도시이며, 이 나라의 전통과 정체성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리우에서 거리가 멀어 쉽게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브라질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두 도시는 꼭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살바도르 지역은 브라질의 역사 유적과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이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이 지역과 올린다 및 헤시피까지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