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전통문화의 중심 도시이다. 예로부터 예술과 철학, 전통 건축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불리며, 지금도 수많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여행하며 큰 감동을 받았던 족자카르타의 보로부두르 및 프람바난 사원, 전통 공예 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보로부두르 사원 방문 팁
보로부두르 사원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족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마겔랑 지역에 있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으로, 9세기 샤일 렌드라 왕조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건축 구조와 조각 예술의 정교함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총 9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단은 사각형, 상단은 원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멕시코의 '테오티우아칸'을 연상케한다. 전체에는 약 2,672개의 부조와 504개의 불상이 있어서 사원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불교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로부두르는 불교의 우주관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래층은 욕망과 번뇌의 세계, 중간층은 수행의 길, 위쪽 원형 테라스는 해탈의 경지를 상징한다. 나는 이곳을 지금까지 세 번 방문했다. 첫 번째는 2017년 여름으로, 현지 여행사를 통해 일출 투어를 예약해 새벽 4시에 출발했다. 새벽 무렵, 해가 떠오를 때의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돌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며 불상에 붉은빛이 비치는 순간,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할 때 이곳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엔 가이드를 동반해 사원의 구조와 부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둘러보았다. 가이드는 부처의 생애를 새긴 부조를 중심으로 불교의 기본 개념과 역사적 배경을 쉽게 풀어주었다.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나에겐 그저 거대한 사원으로만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이런 설명이 있었기에 보로부두르의 깊은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단순한 관광 이상의 시간이 되었다. 세 번째는 결혼 후 남편과 함께한 방문이었다. 너무 더운 날씨 탓에 꼭대기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아래쪽 테라스를 중심으로 여유 있게 관람했다. 멀리서 바라본 사원의 전체 모습은 오히려 구조적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여주었고,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특히 근처에서 열린 작은 문화행사에서 현지 간식인 '클레폰'을 맛봤는데, 쫀득한 식감과 코코넛 향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몇 가지 팁을 기억하면 좋다. 첫째, 복장은 반드시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옷을 착용해야 하며, 현장에서 '사롱'을 대여해 주기도 한다. 둘째, 햇빛이 강하므로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이 꼭 필요하다. 셋째, 사원은 계단이 많고 돌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운동화나 트레킹화 같은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넷째, 입장권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할인 혜택이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보로부두르와 프람바난 사원을 함께 볼 수 있는 통합 티켓을 활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꼭대기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조기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일출 투어나 평일 오전 시간대에 맞춰 미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방문 전에는 공식 홈페이지나 현지 여행사에서 사전 정보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건축, 예술, 종교,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유산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고 느낄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족자카르타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일정에 포함시키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2. 프람바난 사원
프람바난 사원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힌두교 사원이다. 족자카르타 시내에서 약 17km, 차량으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9세기경 마따람 왕국 시절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힌두 사원이자, 동남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고대 유적으로,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곳은 힌두교의 3대 신인 시바, 비슈누, 브라마 신에게 헌정된 세 개의 주요 신전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높은 시바 신전의 높이는 무려 47m에 달한다. 프람바난의 구조는 매우 정교하고 상징적이다. 중앙에는 파괴와 재생을 상징하는 시바 신전이 있고, 양쪽에는 각각 창조의 신 브라마와 보호의 신 비슈누 신전이 배치되어 있다. 이 외에도 간네샤, 두르가 등 다양한 신을 모신 작은 신전들이 주변에 있다. 특히 두르가 여신상이 있는 신전은 자바 지역의 전설인 '로로 종그랑'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보로부두르 사원과 이곳을 함께 방문한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사원의 웅장함과 섬세한 부조에 감탄했다. 특히 라마야나 이야기가 새겨진 벽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시 같았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라마야나 발레 공연까지 관람했는데, 해 질 무렵 사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전통 의상과 음악, 배우들의 표현력이 어우러져 인도네시아 전통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이미 이곳을 두 번이나 와봤기 때문에, 세 번째 방문했을 때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프람바난 단지 근처에는 세우 사원, 루바 사원 같은 작은 유적지가 많다. 나는 남편과 자전거를 대여해서 이 사원들을 하나하나 둘러보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고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세우 사원은 불교 사원이지만 힌두 양식을 일부 포함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종교 융합 문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프람바난으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족자카르타 시내에서 차량 호출 앱인 그랩(Grab)이나 고젝(Gojek)을 이용하면 약 30분이면 도착한다. 대중교통으로는 Trans Jogja 버스 1A 또는 1B 노선을 이용하면 된다.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약 25~30달러이다. 보로부두르 입장료가 포함된 통합 티켓을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프람바난 사원은 인도네시아 여행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명소이다. 내가 추천하는 사진 촬영 장소는, 시바 신전을 정면으로 보는 오른쪽 구석이다. 이미 여행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푸른 하늘과 신전의 웅장함이 잘 어우러져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다. 참고로 라마야나 발레 공연은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좌석은 가격대별로 나뉘는데 중간 등급이 가성비가 좋았다. 나는 이곳을 세 번이나 다녀왔지만 매번 새로운 감동을 느꼈고, 힌두교 문화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졌다.
3. 전통 공예 마을 탐방
족자카르타는 왕궁과 사원도 유명하지만, 그보다 여행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곳은 전통 공예 마을이다. 도심과 외곽에는 수공예 기술을 대대로 이어오고 있는 마을이 여럿 있으며, 바틱, 은세공, 도예, 가죽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직접 보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진짜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가장 유명한 바틱 마을은 '띠르또디뿌란(Tirtodipuran)'이다. 이곳은 시내에서 가깝고 바틱 공방이 밀집해 있어 직접 체험해 보기 좋다. 바틱은 천에 왁스로 무늬를 그리고 염색하는 전통 염색 기법이다. 나는 여행을 하기 전에는 이러한 염색 기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반나절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초를 녹여 천에 직접 무늬를 그리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무척 흥미로웠다. 내가 만든 손수건은 색이 고르고 예뻐서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코타게데(Kotagede)'다. 이 마을은 은세공의 중심지로, 과거 마따람 술탄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좁은 골목 사이마다 은세공 공방이 있고, 장인들이 정성껏 은을 세공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나는 여기서 직접 반지를 만드는 체험을 해봤는데, 은을 녹이고 문양을 새기는 과정이 정교하고 섬세했다. 완성된 반지는 나만의 특별한 기념품이 됐고, 지금도 손에 끼면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액세서리를 좋아한다면 띠르또디뿌란보다는 코타게데 마을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 기억에 남는 마을은 '카스완간(Kasongan)'이다. 이곳은 도자기 마을로 잘 알려져 있으며, 족자카르타 남쪽 외곽에 위치해 있다. 시내에서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3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자전거 투어 코스로도 인기 있다. 내가 갔을 땐 마침 마을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도자기 전시, 전통 공연, 로컬 음식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도예 체험에서는 흙을 직접 만지며 작은 화분을 만들어보았다. 손으로 빚는 감각이 인상 깊었고 완성된 화분은 택배로 받아 지금도 책상 위에서 쓰고 있다. 이러한 공예 마을들은 차량 호출 앱인 그랩(Grab)을 이용하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일부 체험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니 구글 맵 리뷰나 공식 SNS를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을 대부분은 장인의 집이나 소규모 작업장 형태로 운영되며, 체험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현지 사람들과 대화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어를 잘 몰라도 간단한 영어와 미소만으로 충분히 따뜻한 교류가 가능했다. 이러한 마을들은 단순한 기념품을 파는 곳이 아니다. 장인의 손에서 이어지는 오랜 기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실제 작업 과정을 보고 직접 체험해 보면, 제품 하나하나에 담긴 시간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교육적인 의미도 크다. 마을 곳곳에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오기도 하고, 외국인에게 바틱이나 도자기 기술을 가르쳐 주는 현지인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내가 직접 겪은 세 번의 공예 마을 방문은 모두 특별했고, 인도네시아 문화의 깊이를 느끼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나라의 진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바로 전통 공예 마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도시이다. 보로부두르와 프람바난 같은 유네스코 문화유산부터 전통 공예 마을에 이르기까지, 이곳은 단지 오래된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전통 그 자체이다. 만약 이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며 그 깊이를 온몸으로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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