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눈-내린-홋카이도-지역의-오타루-운하-모습-양-옆에-눈이-쌓인-건물들과-운하-옆의-길에서-산책하는-사람들-저-멀리-보이는-설산

 홋카이도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겨울이 되면 눈 덮인 설경과 다채로운 겨울 축제, 재미있는 액티비티로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이 글에서는 겨울에 떠나는 홋카이도 지역의 삿포로 눈 축제, 오타루 운하, 스노모빌 체험 등 직접 경험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를 생생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삿포로 눈 축제

 삿포로 눈 축제는 일본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겨울 축제이다. 매년 2월 초에 시작하여 약 일주일 동안 삿포로 중심부인 오도리 공원, 스스키노, 츠도무 등 세 군데에서 동시에 열린다. 오도리 공원에는 국제 규모의 대형 눈 조각들이 전시되며, 세계 각국의 팀들이 참가해 매년 새로운 테마의 작품을 선보인다. 나는 이 축제를 두 번 다녀왔고, 방문할 때마다 다른 감동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년 겨울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내가 처음으로 삿포로 눈 축제를 알게 된 건, 눈으로 만든 거대한 조각상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이다. 특히 조명과 어우러진 설상 조각들이 인상 깊어 곧바로 여행을 계획했다. 그때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숙소 예약의 중요성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예약이 늦어 삿포로역에서 40분 이상 떨어진 호텔을 예약하게 되었고, 야경을 본 후 돌아오는 길이 무척 힘들었다. 반면 두 번째 방문 때는 11월 초에 미리 예약해 오도리 공원 근처 숙소에서 머물렀고, 일정이 훨씬 여유로웠다. 내가 직접 여행해 보니, 삿포로 역과 오도리 역 사이에 숙소를 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눈 축제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조명이 점등된 눈 조각들은 낮보다 훨씬 아름답다. 다만 저녁 시간대는 관람객이 가장 많아 이동이 불편할 수 있다. 나는 둘째 날 오후 4시쯤 도착해 해가 지는 순간부터 조명이 켜지는 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시간대를 활용하면 혼잡함을 피하면서 사진 촬영도 수월하다. 삿포로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본 주요 도시에서 항공편이 수시로 운행되며, 신치토세 공항에서 JR 쾌속선을 타면 삿포로역까지 약 40분이 소요된다. 공항 리무진버스도 있지만, 이 지역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편이다. 따라서 지연이 생길 수 있어 JR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삿포로 역에서 오도리 공원까지는 도보 또는 지하철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축제 기간에는 지하상가를 이용하면 눈을 맞지 않고도 이동이 가능하다. 삿포로 눈 축제는 단순히 눈 조각만 감상하는 행사가 아니다.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 부스도 함께 운영된다. 나는 첫 방문 당시 오도리 공원에서 미소라멘과 핫 와인을 즐겼는데, 추운 날씨 속 따뜻한 음식이 주는 위로는 정말 특별했다. 스스키노 지역의 얼음조각 거리도 인상 깊었다. 유리처럼 투명하게 조각된 말 모양 조형물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고, 조명과 함께 분위기가 더욱 빛났다. 츠도무 회장은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곳으로, 눈 미끄럼틀, 스노 튜브, 실내 놀이공간 등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 있다. 나는 온라인에서 동행을 구해서 이곳을 찾았고,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오도리 공원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꼭 준비해야 할 것은 방한 용품이다. 이 지역의 2월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도 많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체감온도는 훨씬 더 낮게 느껴진다. 나는 첫 방문 때 얇은 장갑만 챙겨가서 손이 얼 정도로 추웠고, 이후에는 방한 장갑, 넥워머, 방한 부츠, 핫팩을 꼭 챙겼다. 축제장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미끄럼 방지 신발이나 간이 아이젠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현지 드러그 스토어나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삿포로 눈 축제는 눈, 조명, 음식, 분위기까지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겨울 테마파크와 같다. 단순한 축제를 넘어 일본 겨울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이다. 숙소와 일정, 방한 준비만 잘하면 누구나 평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오타루 운하와 로맨틱 코스

 홋카이도 겨울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중 하나는 오타루 운하이다. 삿포로에서 JR 열차로 약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 작은 항구 도시는, 겨울이면 눈과 조명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석조 창고와 가스등이 어우러져 눈이 내린 풍경과 잘 어울리며, 커플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나 역시 홋카이도 여행 중에 이곳을 두 번 방문했고, 모두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이었다. 갈 때마다 전혀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힐링 되는 느낌을 받았다. 오타루 운하는 1923년 완공된 인공 수로로, 과거에는 항구와 창고를 연결하는 물류 기능을 담당했다. 시간이 지나 항만 기능이 현대화되면서 운하는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보존 운동으로 원형이 유지되었고 지금은 이 도시의 상징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현재 석조 창고들은 카페, 기념품 상점, 갤러리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그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준다. 특히 일몰 이후에는 가스등 조명이 켜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도 첫 방문 때 해질 무렵부터 운하를 따라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의 풍경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JR 하코다테 본선을 타고 약 30~40분 소요된다. 특히 열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설경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역에 도착하면 운하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거리이다. 나는 첫 방문 때는 날씨가 너무 추워 택시를 탔지만, 이후에는 눈 덮인 골목을 걸으며 카페와 상점을 둘러보는 시간을 즐겼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따뜻한 빵 냄새가 퍼지고, 유리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운하를 따라 걷는 산책 코스는 메르헨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길을 특히 추천한다. 이 거리는 유리공방, 오르골당, 초콜릿 전문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있어 걷는 내내 볼거리가 가득하다. 나는 두 번째 방문 때 우연히 들른 유리공방에서 직접 만든 유리 펜던트를 구입했는데, 지금도 그 펜던트를 보면 당시의 조용하고 따뜻했던 분위기가 떠오른다. 매년 2월 초에는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小樽雪あかりの路)’라는 겨울 조명 축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1999년에 시작되어 현재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겨울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년 2월에 시작하여 약 10일간 이어지며, 운하와 주변 골목에 수천 개의 눈 랜턴과 얼음 촛불이 놓인다. 이 불빛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며, 방문객들도 일부 참여할 수 있다. 나는 운하 위를 떠다니는 촛불과 눈 위에 반사된 조명이 만들어낸 풍경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곳은 먹거리도 다양하다. 운하 근처에는 해산물 덮밥, 초밥, 소바, 디저트 전문점 등이 즐비하다. 나는 오타루 역 근처 소바 집에서 따뜻한 유부 소바를 먹었고, 식사 후에는 운하 근처 카페에서 유자차를 마시며 야경을 감상했다. 창밖에 펼쳐진 조용한 설경과 따뜻한 실내가 어우러져 오타루만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 도시에서는 빠르게 돌아보는 것보다,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며 여유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운하 주변을 산책하고, 유리공예품을 구경하며, 지역 음식을 즐기는 시간이 오타루의 진짜 매력이다. 반나절도 좋지만 하루쯤 여유를 두고 머무르면 더 깊이 있는 여행이 된다. 눈이 내리는 홋카이도의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 도시에서, 누구나 잊지 못할 장면을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3. 스노모빌 체험

 스노모빌은 눈 덮인 설원을 직접 달릴 수 있는 짜릿한 겨울 액티비티이다. 속도감과 함께 펼쳐지는 새하얀 풍경은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감동을 주며, 홋카이도 겨울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특히 넓은 평야나 언덕, 숲길을 가로지르며 달릴 수 있어 자연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체험장이 장비 대여와 기본 교육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홋카이도에서 스노모빌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루스츠 리조트, 아사히카와 외곽, 도카치평야, 비에이 인근, 오쿠시리 섬 등이 있다. 각 지역마다 코스의 성격이나 난이도, 풍경이 다르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체험은 보통 30분부터 2시간 이상까지 다양하게 운영된다. 짧은 코스는 초보자에게 적합하고, 긴 코스는 경험자나 장거리 드라이브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일부 리조트에서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선셋 투어나 야간 코스도 함께 운영한다. 나는 도카치 지역의 평야에서 장거리 코스로 스노모빌 체험을 신청했다. 체험 전에 강사가 조작법을 영어로 설명해 주었고, 엑셀과 브레이크가 오토바이처럼 단순해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몇 번 움직이자 금세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남편과 함께 2인용 모빌을 번갈아 운전했고, 끝없이 펼쳐진 눈길을 달리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중간에 마련된 쉼터에서 따뜻한 코코아와 감자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설원 한가운데서 마시는 따뜻한 음료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이 코스는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도카치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도 많아 여행의 만족도가 높았다. 너무 재미있어서 두 번째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다시 한번 스노모빌 체험을 신청했다. 내가 머물렀던 루스츠 리조트에서는 선셋 스노모빌 코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리조트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체험객도 많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활기찼다. 오후 4시 타임을 예약해 해 질 무렵에 출발했는데, 붉게 물든 하늘 아래를 달리는 순간은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았다. 마지막 코스에서는 숲길 주행도 포함되어 있었고, 어둠이 내려오는 길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는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스노모빌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하기 어려운 설원 속을 자유롭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 안에 광활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며, 속도감과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춥기 때문에 보온성 높은 복장을 준비해야 하고, 눈보라로 인한 일정 변경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너무 긴 코스보다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나는 두 번의 체험을 통해 각각의 지역에서 전혀 다른 감동을 받았고, 모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해서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겨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홋카이도로 향하길 바란다. 가장 차가운 계절에, 가장 따뜻한 기억을 품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