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지역은 일반적으로 코카서스산맥을 중심으로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위치한 세 국가를 의미한다. 이 세 국가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이다. 한국에서 직항이 없고 멀지만, 자연이 아름답고 물가가 저렴해서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중 저예산으로 떠날 수 있는 코카서스 지역의 조지아 정보와 수도인 트빌리시, 테마별 여행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저예산으로 떠날 수 있는 나라, 조지아 소개
조지아는 지리적으로 동유럽과 서아시아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나라이다. 또한 코카서스산맥에 위치해 있어서 영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이다. 해발 4600m가 넘는 산들이 많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과 만년설을 볼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이곳을 '작은 스위스'라고 부르며, 떠오르는 여행지가 되었다. 물가가 한국의 절반 정도로 저렴해서 저예산으로 여행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조지아까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야 한다. 도착하면 공항 내에 있는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시내와 공항 환전소 간 수수료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공항이 더 저렴한 편이다.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나, 그 외 도시에서는 아직도 현금 사용 비중이 높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나 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시간은 약 1시간 소요되며, 버스 요금은 1라리(한화 약 500원)이다. 택시는 약 20배가량 비싸지만, 한화 1만 원 정도로 이마저도 저렴하다. 수도인 트빌리시에서는 영어가 통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조지아어,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국가 중 하나인데, 대다수 조지아 정교회를 믿는다. 따라서 도시 곳곳에 수많은 정교회를 볼 수 있다. 가장 성수기는 한여름에 해당하는 6월~8월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북부 산악 마을은, 여름에도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기 때문에 여행하기 좋다. 만약 이곳을 여행한다면 꼭 구입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와인이다. 조지아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사페라비, 무쿠자니를 추천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물가가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최근 많이 올랐다. 하지만 식당의 서비스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여전히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국 여권으로 1년 동안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이상 장기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나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2. 수도인 트빌리시
트빌리시는 조지아의 수도이자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이다. 숙소의 경우, 대부분이 가격 대비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따라서 비싼 호텔보다는 저렴한 에어비앤비나 호스텔을 추천한다. 나는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 이미 너무 유명한 파브리카 트빌리시 호스텔에서 숙박을 하였다. 과거 소련의 통치 시절, 공장이었던 공간을 호스텔로 탈바꿈한 곳이다. 내가 이곳을 예약한 이유는, 숙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투어들 때문이다. 특히 트빌리시 골목 투어, 전통 와인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투어들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쇼타 루스타벨리 도로는 이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메인 도로이다. 루스타벨리역에서 자유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며, 주변엔 유럽 분위기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카페,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다. 거리의 이름은, 12세기 <표범 가죽을 두른 기사>라는 작품의 저자인 쇼타 루스타벨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는 이곳에서 가장 존경받는 시인이자, 문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이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국립 박물관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트빌리시가 수도로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볼 수 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유황온천인 '아바노투바니'이다. 참고로 트빌리시라는 도시명은, '따뜻한 물'을 의미하는데, 주변에 온천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나는 온천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이 주변을 한참 동안 헤맸다. 참고로 구글맵에서 검색할 때에는 '오르벨리니베스 공중목욕탕'으로 검색해야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이곳은 5세기에 조성되어 13세기까지 시민들의 전통적인 휴식처 역할을 하였다. 과거엔 60여 개의 온천이 있었으나, 현재는 10여 개만 운영 중이다. 특히 19세기에 지어진 '블루 베스'가 가장 유명하다. 외관은 화려한 푸른빛의 타일로 꾸며져 있다. 러시아의 소설가 푸쉬킨과 프랑스의 극작가 알렉산더 듀마도 이곳을 다녀간 후, 화려하고 아름다운 온천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도시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하고 싶다면, 나리칼라 요새를 추천한다. 이곳은 4세기에 세워졌으며, 아름다운 도시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랜드마크이다.
3. 테마별 여행지
만약 조지아에서 역사적인 도시를 방문하고 싶다면, 시그나기를 추천한다. 이곳은 정부에서 유적지 보호를 위해 1975년 역사 지구로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트빌리시에서 미니버스인 마슈르카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린다. 18세기에 다른 부족들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만든 요새와 보드베 수도원이 유명하다. 마을 전체를 도보로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와인에 대해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세계 최초로 와인이 탄생한 지역인 텔라비를 추천한다. 시그나기에서 미니버스로 약 1시간 40여 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조지아 내에서도 대표적인 포도 재배지로, 와인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인기 있는 여행지이다. 스위스와 닮은 곳인 메스티아와 우쉬굴리 마을에서는 비현실적인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다. 북쪽에 위치한 이 마을들을 가기 위해서는 거점 도시인 쿠타이시를 거쳐야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저가 항공이 자주 있는 편이다. 북쪽 마을들을 가기 위해 잠시 거쳐가는 곳이지만, 쿠타이시에서도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겔라티 수도원이다. 이곳은 1130년 왕립학교와 함께 세워졌으며,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 기관 중 하나였다. 특히 이곳에서는 12세기부터 와인 제조법을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운영했다고 한다. 가장 중심 건물은 성모마리아 성당으로, 내부는 비잔틴 양식이 많이 남아있으며, 화려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곳은 1994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잦은 전쟁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훼손되어 현재 복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람객의 입장이 제한되는 곳이 많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쿠타이시를 떠나 메스티아와 우쉬굴리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다. 산악 지대이기 때문에 대부분 비포장도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다. 특히 우쉬굴리는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시카라 산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이라고 한다. 풍경은 스위스지만, 물가는 이보다 훨씬 저렴하니 자연을 좋아한다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캠핑, 산악자전거, 트레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여름~초가을 시즌에만 갈 수 있으며, 일주일 이상 머물러도 좋다.
조지아는 수려한 자연 경관과 역사적인 명소가 많다. 물가가 저렴해서 비용 부담 없이 여행할 수 있어서, 저예산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나라이다. 내가 소개한 도시들을 제외하고도 가볼 만한 곳이 많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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